주호영 사퇴 표명에 재신임…국민의힘, 인사청문회 벼른다

입력 2020-12-18 17:39   수정 2020-12-19 01:04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8일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국민의힘 의원들로부터 재신임을 받았다. 실제 사퇴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 여당의 일방 독주로 인해 흔들린 원내 리더십을 다잡으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당장 다음주에 열리는 인사청문회에 집중하기 위한 ‘전열 재정비’ 차원의 카드라는 평가도 나온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인사청문회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의원총회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 등 쟁점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에 책임을 지겠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총회에서 당 의원들에게 재신임 여부를 묻고 즉시 회의장을 빠져나왔다. 당 의원들은 길지 않은 회의 끝에 주 원내대표를 재신임하기로 했다. 회의에 참석한 대부분의 의원은 지금 시점에 원내대표를 바꾸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의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원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다시 주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더 큰 쇄신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대다수였다”고 말했다. 중진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도 “더불어민주당이 일방적이고 독선적으로 국회를 운영한 것이 문제이지 원내대표로서 다른 방법이 없었다”며 “교체한들 뭐가 달라지겠냐는 것”이라고 했다.

주 원내대표가 사퇴 의사를 밝힌 건 내년도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어수선한 당 분위기를 재정비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몇몇 의원들로부터 당의 정기국회 운영 등에 문제가 있다며 당 지도부가 책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주 원내대표가 이 같은 당내 갈등 요소를 초기에 잠재우고 정부·여당에 대한 공세에만 집중하기 위해 ‘사퇴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것이다. 주 원내대표는 재신임이 결정된 뒤 “민주당에 숫자는 밀리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좀 더 효과적으로 막을 방법이나 국민에게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의 폭거를 효과적으로 알릴 방법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짜낼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다음주 열릴 인사청문회부터 총공세를 펼치겠다는 계획이다. 22일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23일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24일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차례로 열린다. 공수처법 개정안, 기업규제 3법 등 여당이 공언한 주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것을 눈뜨고 지켜봐야 했던 야당은 이번 인사청문회에서만큼은 다시 제1 야당의 지위를 되찾겠다며 벼르고 있다. 특히 서울도시주택공사(SH공사) 사장 시절 태양광 업체 특혜 의혹,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 시절 연구용역 특혜 의혹, 부동산 정책관 등 논란이 끊이지 않는 변 후보자만큼은 반드시 낙마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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