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두 분이 평생 모은 재산 수억원을 각각 서울대에 기부한 사실이 전해졌다.
18일 서울대에 따르면 올해 초 87세로 별세한 고(故) 홍정희 할머니가 7억원을, 송혜민(78) 할머니가 4억4000만원을 서울대에 기부했다.
홍 할머니는 재일 교포 사업가인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난 뒤 경기도 고양시의 한 요양원에서 지냈다. 그러던 지난 2월 재산을 관리하던 하나은행에 자신의 재산을 서울대에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나은행은 오후 지난 5월 홍 할머니의 재산 7억원을 서울대에 기부금으로 전달했다. 당시 홍 할머니는 "젊은 학생들이 경제적 형편이 어려워 공부를 포기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는 내년부터 할머니의 이름을 딴 '홍정희 장학기금'을 조성해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송 할머니는 먼저 세상을 떠난 외아들 고(故) 도원석씨의 모교인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에 재산 4억4000만원을 기부했다. 도씨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박사 논문을 준비하다 2004년 돌연 심장마비로 요절했다.
도씨는 송 할머니에겐 생전 공부를 너무나 좋아하던 하나뿐인 아들이었다. 2015년 남편마저 세상을 떠나면서 송 할머니는 남편 뜻에 따라 유산을 서울대에 기부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했다.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역시 "'도원석 장학기금'을 조성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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