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허영지, 새벽달을 품듯이

입력 2020-12-21 15:14  

[박찬 기자] 한밤에 젖어 들면 추억은 그늘처럼 다가온다. 문득 누군가를 기억하고 떠올릴 때 그리움은 더 진해지고 비로소 제 무게는 윤곽으로 자리 잡기 때문이다. 그런 부분에서 허영지의 출발은 어쩌면 추억과 열망의 연속이었을지도 모른다.

“‘카라(KARA)’ 이후 가장 힘들었던 건 내가 혼자서 할 줄 아는 게 하나도 없었다는 거다” ‘카라’라는 그룹을 만나면서 밟아온 2년은 분명 그가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었지만 그런 자신의 부족함을 되짚게 된 전환점이기도 했다. 새벽달이 그늘 위 지평선을 품듯, 추억은 이토록 푸르른 순간을 심어준 것이다.

실제로 만난 허영지는 여전히 자유롭고 해맑은 모습이었다. 드라마 ‘또 오해영’ 속 ‘윤안나’와 유튜브 채널 ‘라떼월드’의 진행자로 유쾌한 미소를 보여줬던 그답게 마음속 한마디 한마디를 투명한 얼굴로 비추고 있었다.

Q. 오랜만에 만났다. 한결 더 성숙해진 느낌인지

“그래도 20대 후반이 되고 나서 이제는 양 갈래 머리하는 것조차 죄스러운 기분이다. 물론 그렇다고 포기하진 않는다(웃음). 화보 촬영은 너무 재밌었다. 그동안 러블리한 콘셉트를 많이 시도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그런 부분에서 오늘 촬영은 신선했다”

Q. 2015년 처음으로 bnt와 화보 촬영했더라. 본인에 대해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말한 부분이 인상 깊었다

“그래서 하나둘씩 보여주고 있지 않나(웃음). 나는 화려하고 임팩트 있게 포털 사이트 메인을 장식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그 잠재력을 발휘하면서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연기, MC, 라디오 방송, 연극까지 다양한 분야를 활동하다 보니 정말 재밌다. 사람들에게 크게 알려지지 않아도 내 한계를 조금씩 조금씩 깨는 기분.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대중들에게 더 발전된 모습으로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Q. 5년이 지난 지금, 자신의 가능성을 몇 퍼센트 드러냈다고 생각하나

“30% 정도? 아직 80년은 나를 더 보셔야 한다. 얇고 길게 ‘롱 런’ 하고 싶다(웃음)”

Q. 얼마 전 출연하던 ‘라떼월드 Latte World(이하 라떼월드)’ 시즌 2가 종영했다. Z세대 친구들과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어서 정말 새로웠다

“친구들도 나한테 고마워한다(웃음). 사실 처음 ‘라떼월드’에서 섭외 제의가 왔을 때 걱정이 컸다. 중학교 1학년 때 유학을 가서 그 당시 유행 콘텐츠를 공감 못 하진 않을까 고민했던 것 같다. 어떻게 보면 ‘라떼월드’의 메인 콘텐츠는 향수를 자극하는 아이템들이지 않나”

Q. 방송을 보니 요즘 어린 친구들은 개그맨인 줄 아는 경우가 많더라

“맞다. 아무래도 내가 tvN ‘코미디빅리그’ MC를 맡다 보니 더 그렇게 오해하신 것 같다. 요즘 ‘코미디빅리그’ 방송 자체가 관객 없이 진행되는데 내가 웃는 모습이 ‘움짤’로 자주 포착된다. 그 모습을 보신 게 아닐까 싶다(웃음). 옛날엔 그럴 때 ‘절대 아니다’라고 당황했지만 요즘엔 웃으면서 수긍한다”

Q. 2019년부터 ‘코미디빅리그’에서 고정 MC를 맡고 있다. 실제로도 ‘현웃’ 터질 일이 정말 많을 것 같은데

“맞다. 개그맨분들의 센스와 번뜩임에 감탄할 때가 많다. 연기자나 가수는 무언가를 외워서 표현하는 패턴이 있다면 개그는 즉흥성이 강하다. 방송 중에 가끔 개그맨 언니 오빠들의 대본을 보곤 하는데 그 대사 그대로 했던 적이 정말 단 한 번도 없다. 그냥 각자의 말투로 그 역할을 해석하는듯하다. 그걸 매주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이 대단하고, 그런 부분에서 개그맨들은 엔터테이너로서 뭐든지 다 도전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Q. 언니 허송연과 ‘허자매TV’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어떤 계기로 둘 다 유튜브 방송에 뛰어들게 됐는지 궁금하다

“사실 나의 공식적인 팬카페가 없다. 팬분들이 만들어주신 다음(Daum) 팬카페가 있긴 하지만 공식적인 곳은 아니다. 그래서 내가 ‘우리 팬들과 조금 더 가깝게 소통할 수는 없을까’ 생각하다가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게 됐다. 평소에 보여드렸던 인스타그램(Instagram) 라이브 방송처럼 일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지금도 물론 쉽지 않지만 처음에 시작할 때는 정말 어려웠다. 의외로 신경 쓸 게 정말 많더라”

Q. 원래 그런 성격인지는 모르겠지만 가식 없고 털털한 모습이 인상에 남더라

“리액션이 큰 편이라서 더 주목받는 것 같다. 내 입으로 이런 말 해서 조금 그렇지만 가식 없는 내 모습이 예쁘다고 생각한다. 나의 이미지에 가식이란 걸 붙였을 때를 상상해보면 너무 역겨운 거다(웃음). 내가 연기할 때 가장 힘든 점도 그런 거다. 배역을 받아들일 때 ‘이건 형식적인 이미지다’라고 느낄 때가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되게 고리타분한 사람이지 않나(웃음)”


Q. SBS 파워FM ‘박소현의 러브게임’에도 매주 출연한다. 팬들은 다양한 루트로 허영지를 접할 수 있어서 정말 좋겠다

“물론 내가 여러 방송에 출연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무대 위에서의 모습을 자주 못보여드린다. 그래서 무대가 더 그리워지는 것 같다. 너무 많은 무대에 서서 자신이 언제, 어떻게 공연했는지 헷갈리는 가수분들이 있지 않나. 그게 부러워질 때가 있더라. 나는 내가 지금까지 섰던 무대 영상을 빠짐없이 모두 챙겨봤다. 모든 영상을 다 챙겨볼 수 있을 정도로 내가 직접 섰던 무대가 많지 않은 거다”

Q. 2016년 tvN ‘또 오해영’, 2019년 JTBC ‘열여덟의 순간’ 등 여러 작품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주기도. 드라마부터 예능, 가수 활동까지 정말 열심히 하는 엔터테이너다

“아직도 연기가 힘들고 쉽지 않다. 돌이켜보자면 ‘또 오해영’의 ‘윤안나’ 역을 맡을 때부터 그랬다. 스스로가 아직 제대로 준비 안 됐다고 생각해 두려움이 컸다. 촬영장에 가기 전날부터 잠이 그렇게 안 오는 거다. 대사가 긴 것도 아니었는데 계속 안 외워졌다. 연기로서 흥미를 느낀다기보다는 외운 걸 시험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하지만 이제는 조금 더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연습도 그만큼 많이 했고 이젠 부딪혀보고 싶은 시점인듯하다”

Q. 어쩌면 2014년 ‘카라 프로젝트’ 때부터 지금까지 쉴새 없이 달려온 건 아닐까. 누구에게나 시작은 어렵겠지만 데뷔 초 마주한 연예계 생활은 결코 쉬워 보이지 않았다

“사실 데뷔전, 내 주변의 연습생들이 기존 그룹으로 들어가 어떤 결말을 그리게 되는지 많이 봐왔다. 일단 들어가기 전부터 나는 모든 자세를 낮춰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언니들과 함께 활동하지만 절대 같은 위치가 아니다’라고 되뇌었다. 그리고 당시에도 그게 당연한 거라고 느꼈다. 언니들이 카라라는 그룹을 이뤄놓은 상태에서 내가 낀 것이지 않나. 그래서 언니들과 안무 연습을 함께 맞췄을 때 한 번도 틀린 적이 없다. 내가 민폐가 되면 안 되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한 거다”

“카라에 투입하자마자 투어 공연을 돌았어야 했기 때문에 짧은 시간 내에 30곡이 넘는 안무를 모두 외워야만 했다.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연습생 때부터 줄곧 꿈꾸던 언니들과의 생활이었기 때문에 즐겁게 임할 수 있었다. 그리고 언니들도 그런 나를 ‘츤데레’처럼 정말 잘 대해줬다. 내가 그날 어떻게 무대에 섰고, 혹시라도 실수하는 건 없는지 묵묵히 지켜봐 주는 분들이었다. 내가 예전 인터뷰에서 언니들에 대해 ‘첫사랑’ 같다고 표현한 적이 있다. 근데 그게 지금도 그렇다. 가끔 언니들을 만나면 심장이 정말 터져서 아직도 21살 때처럼 설렌다(웃음)”

Q. 요즘에는 멤버들과 어떻게 지내고 있나

“최근에는 승연 언니 집에 놀러 가서 배달음식을 시켜 먹었다. 대화만 했는데도 7시간이 훌쩍 흘렀더라(웃음). 다들 잘 지내고 있다”

Q. 개인적으로 ‘정말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울면서 말했던 장면이 생각난다. 그 진정성, 가끔 떠오를 때가 있는지

“연습생 생활을 거의 5년 동안 했는데 그때 당시가 정말 절실했다. 주변에서 ‘영지 이제 연예인 꿈 접어야 하지 않아?’라는 말을 들어도 흔들리지 않았던 나인데 조금씩 조금씩 ‘이 길이 진짜 아닌가’라고 생각이 들 때였다. 소속사를 바꿨던 것도 그렇지만 내 주변의 연습생들이 금방금방 나갔다. 20살이 되기도 전에 인간관계에 완전히 힘을 잃어버린 거다. 한창 감수성 예민하던 시기지 않나. 한 연습실에서 12시간을 함께 의지했던 친구들이 하나둘씩 사라져갔다. 긴 연습생 기간, 인간 관계에 지쳐버렸던 찰나에 ‘카라 프로젝트’라는 정말 소중한 기회가 찾아왔다. 그게 내가 보여줄 수 있는 마지막 도전이라고 생각했고”

“팬분들도 모르는 사실일 수 있지만 나는 아직도 ‘카라 프로젝트’ 방송을 못 본다. 내가 제일 예뻤던 시절이지만 힘들어했던 게 떠올라서 눈물이 흐른다. 방송에서 한 곡의 안무를 끝까지 소화하지 못한 적이 있다. 한 달에 14 kg를 감량해 정말로 기운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 영상을 보면 내가 너무 안쓰럽고 슬프다”

Q. 그러면 지난 5년 동안 허영지는 성실한 엔터테이너였을까

“그렇다. 하지만 마냥 성실하다기보다는 재밌게 살고 싶다.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 연기 못한다는 말이 있지 않나. 하지만 나 같은 캐릭터도 어딘가에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비록 시련의 여주인공 역할은 못 하겠지만 내 이미지에 맞는 배역도 분명히 있을 거다. 사실 작품 오디션장에 가면 ‘예능 많이 하네?’라는 소리를 자주 듣곤 한다. 내가 지금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재밌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작품 속에서는 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지 않을까. 개인적인 욕심이 있다면 그런 부분을 잘 봐주셨으면 좋겠다(웃음)”

Q. 터닝포인트가 되었던 순간은

“아무래도 카라 활동 직후가 아닐까. 그만큼 힘들었던 시기였기도 했고. 데뷔 당시 회사에서는 내가 팀 소속이라는 걸 최대한 널리 알리고자 했다. 항상 인사할 때도 ‘카라 허영지입니다’라고 강조했으니까. 그런데 2년이 지나고 나서는 상황이 조금 바뀌지 않았나. 지금도 내 이름을 그대로 물어보면 모르는 분들이 많지만 ‘카라 허영지’라고 말하면 그제야 알아주시는 분들이 많다. 지금 생각해보면 ‘카라 허영지’, ‘그냥 허영지’ 모두 내 모습이 맞는데 달라져야한다는 점이 정체성에 혼란이 온 것 같다”

“그중에서도 가장 힘들었던 건 내가 혼자서 할 줄 아는 게 하나도 없었다는 것. 예능 프로그램에 나가면 어떻게 헤쳐나가야 하고, 멘트를 따야 하는지 알지 못했다. 옛날엔 방송에 나가도 그저 ‘카라입니다’라고 인사만 해도 언니들이 알아서 잘 만들어줬다면, 이제는 그게 아니었다.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내 모습이 정말 바보처럼 느껴졌다. 2년이라는 시간이 나에겐 너무나 짧았던 거다”

Q. 안무 연습을 한 지 아마 꽤 시간이 흘렀을 거다. 그동안 익혔던 안무를 점점 잊혀갈 때 슬픈 마음은 없나

“놀랍겠지만 지금도 모든 곡의 안무를 기억하고 있다. 가끔 집에서 혼자 출 때도 있고(웃음)”

Q. 그 춤을 추는 의미는 무엇인가. 그저 재밌어서라고 해야할까

“그냥 춤 자체가 예뻐서(웃음)? 우리 노래 안무가 전체적으로 예쁘다고 생각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애착 가는 곡은 ‘맘마미아’. 지금 봐도 감탄스러울 정도로 아름답다”


Q. 그렇게 열심히 준비했던 카라 생활, 짧은 시간이었던 만큼 아쉬운 부분이 많이 남을 것 같다

“물론 있다. 내가 투입됨으로써 팀에 화제를 불어넣어 주고 싶었지만 큰 힘이 되어주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쉬울 때가 많다. ‘더 잘할 수 있었는데’, ‘더 무대에 서고 싶었는데’ 이런 마음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어느 정도의 죄책감도 갖고 있고”

“부모님께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물려받아서 매사에 포기하지 않는 편이다. 신기한 건 실제로도 힘든 시절 이후에 훨씬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지금 소속사에서 오디션 볼 때도 그랬다. 한창 진로를 고민하며 엄마 카페에서 아르바이트하고 있던 도중, 지인의 도움으로 오디션 기회를 잡게 된 거다. 생각해보면 정말 엄청난 행운이지 않나”

Q. 요즘 가장 재미있는 것 세 개를 꼽아보자면

“첫 번째는 복숭아 아이스티에 에스프레소 샷을 추가해서 마시는 것. 복숭아의 달짝지근한 맛에 씁쓸한 에스프레소 향이 가미되면 정말 완벽하다(웃음). 두 번째는 반려견 ‘우주’와의 산책이다. 이전에는 하루에 한 번씩 나갔다면 이젠 시간 날 때마다 무조건 데리고 나온다. 함께 있는 시간이 너무나 짧다고 생각 들어서 더 열심히 다니게 된다. 나중에 시간이 많이 흐르면 못 해준 게 생각날 것 같더라. 세 번째는 ‘롤(리그 오브 레전드)’. 내 인생의 낙이다. 내가 원래 게임에 돈을 안 쓰는데 이것 때문에 게이밍 마우스랑 노트북 등 고가의 ‘전용템’들을 맞췄다. 내 노트북으로 한번 게임하면 피시방가서 적응이 안 된다. ‘가렌’이 화면 속에 튀어나와 검을 휘두른다(웃음)”

Q. 문득 MBTI를 찾아보니 ‘ISFP(성인군자형)’이더라. ISFP의 특성 중 하나가 현실적인 부귀영화보다 재미를 추구한다는 것, 본인의 경우는 어떨까

“나도 그런 것 같다. 생각해보면 그렇게 부자가 아니더라도 내가 찾을 수 있는 행복은 많다. 아까 말했던 아이스티처럼 말이다(웃음). 롯데월드 가서 놀이기구 타는 것, 내가 좋아하는 뮤지컬을 보는 것 다 많은 돈이 없어도 가능한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바이러스가 터지기 전에는 산 공기를 맡고 싶으면 등산도 자주 가고, 카페에서 친구랑 놀고 싶으면 홍대로 바로 출발했다. 그만큼 내가 하고 싶은 걸 못하게 되면 정말 힘들어하는 타입이기도 하다”

Q. 누군가의 능력 하나를 뺏어올 수 있는 상황이 생긴다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는지

“누군가를 지목한다기보다는 살 안 찌는 사람이 부럽다. 내가 살이 정말 노력한 만큼 그대로 빠지는 편인데, 아무리 먹어도 살 안찌는 분들이 있다. 솔직히 말하면 샤워하고 나와서 내 몸매를 보면 ‘괜찮은데?’라고 생각 들 때가 있지만 관리를 안 해도 마른 분들, 특히 술을 자주 마셔도 살이 안 찌는 그런 모습이 부럽다. 세상엔 마른 사람들이 참 많다”

Q. 20대 초반의 이상형과 지금의 이상형

“20대 초반에는 마르고 눈이 큰 전형적인 꽃미남을 좋아했다. ‘꽃보다 남자’에 나올만한 그런 스타일 있지 않나(웃음). 그런데 시간이 흐른 지금은 듬직한 스타일에 끌린다. 살집이 조금 있어도, 얼굴이 평범해도 괜찮다. 그 사람이 풍기는 분위기가 내게는 중요하더라. 21살 때 주변에서 언니들이 듬직한 사람을 좋아한다고 했을 때 이해가 안 갔는데 지금은 정말 그 말을 몸소 느낀다”

Q. 2014년 7월 1일 데뷔했으니, 지금 생각해보면 카라 멤버들은 만 20살이 되던 해에 만난 소중한 인연이다. 그들이 가장 그리워질 때는 언제일까

“솔직히 말하자면 매 순간 그립다. 지금도 많은 팬들이 언니들과 나의 카라 때 사진을 SNS에 태그해서 올리곤 한다. 나 또한 하루에 한 번씩은 아직도 언니들의 SNS를 들어간다. 하라 언니 계정에도 습관처럼 들락날락하게 되더라. 카라 시절이 소중한 만큼 ‘다시 뭉쳤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을 항상 가슴 속에 묻고 있다. 우리가 다시 합친다면 그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Q. 어떻게 보면 다른 멤버들은 변화를 맞이하고 있지만 구하라는 똑같은 모습으로 남아있지 않나. 그걸 지켜보는 게 쉽지 않을 것 같다

“오히려 그때 그 모습을 그대로 지켜봐 주는 것도 언니를 추억하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젠 그리운 마음이 더 크다”

Q.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 것 한 가지가 있다면

“현명함. 이제 회사와의 계약도 조금씩 끝나가고, 새로운 분야에도 도전해보고 싶다. 내가 어떤 선택을 해야 현명한 판단일까 고민이 앞선다. 지금까지 항상 잘해왔지만 이번엔 큰 전환점이 될 것이기 때문에 더 쉽지 않은 것 같다”

Q. 추후 계획

“올해 말까지는 예능프로그램으로 인사를 많이 드릴 것 같고, 연말을 맞아 V라이브를 통해 팬분들과 만날 계획이다. V라이브 ‘YOUNGJI(허영지)’ 채널 구독과 좋아요 부탁드린다(웃음)”

Q. “나중에 봐도 정말 열심히 하는, 괜찮은 사람으로 비치는 것” 5년 전 밝혔던 목표에는 허영지만의 진심이 서려 있다. 2021년을 위한 다짐은

“사건 사고 없이 얇고 길게 쭉 가고 싶다. 건강과 행복이 최고다. 내가 사주를 봤는데 30대 중반부터 잘된다고 하더라. 진짜 신기한 건 21살에 엄청난 대운이 따른다고 했는데 실제로 카라로 데뷔하지 않았나. 그래서 앞으로 남은 7년도 기대하고 있다(웃음)”

에디터: 박찬
포토그래퍼: 권해근
의상: 스컬프터, 제곱, 메종키츠네 바이 비이커, 부코블링, 큐리티
슈즈: 소보제화
모자: 빈스모크
주얼리: ovt, 부코블링
스타일리스트: 송재영 실장
어시스턴트: 오예린
헤어: 우선 다빈 부원장
메이크업: 우선 명선 원장, 이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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