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매출이 급감해 대출이 필요한 윤씨는 해당 은행 지점에 찾아갔다. 하지만 은행에서 “그런 문자를 보낸 적 없다”는 답을 들었다. 그가 받은 문자는 ‘메신저 피싱’이었다.
최근 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자영업자 사정이 어려워진 틈을 타 피싱 수법은 더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정부가 지원하는 대출 상품명을 언급하는 사례가 많다. 1·2차 소상공인 금융지원 프로그램, 특례보증 지원상품 등이다. 이들이 보낸 메신저 피싱 문자에는 “XX은행과 함께해주신 고객님께 감사 드린다. 고객님은 이번 정부가 지원하는 특례보증 지원상품 대상자”라며 “1, 2차 보증지원대출과 중복 지원이 가능하다”고 적혀 있다.
또 다른 메신저 피싱 일당은 한 저축은행 이름으로 대출 안내 문자를 보냈다. 이어 대출이 필요하면 특정 앱을 설치하라고 요구했다. 앱 설치 등을 통해 개인정보를 빼가는 전형적인 사기 수법이다.
이 문자를 받은 A씨는 “가게 사정이 어려워서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메신저 피싱인 것 같다’고 해 연락을 안 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재난지원금으로 종합소득세 일부를 반환해준다’, ‘직원 1명을 4대 보험에 가입시키면 1년에 걸쳐 1000만원을 지원해준다’며 현혹하는 수법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문자를 실제로 시중은행이 보내는 일은 없다.
B씨는 지난 4일 소상공인 C씨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이 저축은행 직원이라고 속인 뒤 18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이 과정에서 C씨에게 “소상공인을 위해 정부 지원으로 8000만원까지 저금리 대출을 받을 수 있다”며 “기존 대출금을 먼저 정리하면 대출이 가능하니 현금을 찾아 우리 직원에게 건네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금융사가 정부 지원 대출을 권유하거나 앱을 설치하라고 하는 것은 대부분 사기인 만큼 무조건 거절해야 한다”며 “출처가 불분명한 인터넷 링크를 눌렀다가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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