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정부 기대와 달리 집값은 계속 오르고 있다. KB주택가격동향 통계에 따르면 서울 주택 가격의 전월 대비 상승률은 6월 0.53%에서 7월 1.45%로 오른 뒤 8월 1.50%, 9월 1.42%, 10월 0.93%, 11월 1.66% 등 고공행진 중이다. 이달 첫째주(12월 7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0.37%)은 9월 둘째주 후 가장 큰 폭으로 뛰기도 했다.
등록 말소된 46만8000가구 중 서울 물량만 14만2000가구에 이른다. 정부가 8월 내놓은 부동산 공급 대책에서 2028년까지 수도권에 신규 공급하기로 한 주택(13만2000가구)보다 많다. 그런데도 왜 집값 안정 효과가 미미한 것일까.
등록 말소되는 임대주택 가운데 많은 사람이 선호하는 아파트는 극소수이기 때문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서울, 경기도 임대주택 말소 현황’ 자료에 따르면 서울 14만2000가구 등록임대주택의 82%는 다세대주택(5만3000가구)과 오피스텔(4만1000가구), 도시형 생활주택(2만3000가구)이었다. 아파트는 1만4000가구에 그쳤다. 경기도 역시 올해 말까지 등록 말소되는 10만9000가구 가운데 아파트는 2만4000가구에 불과했다. 김 의원은 “수요가 적은 오피스텔과 다세대주택만 잔뜩 풀려서는 집값 안정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7월부터 시행된 임차인 계약갱신청구권제도가 시장 불안을 부추겼다고 보고 있다. 성창엽 대한주택임대인협회 회장은 “등록이 말소된 임대주택도 세입자가 ‘더 살겠다’며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한 사례가 많아 매물로 이어지는 물량은 더 적다”고 전했다.
내년엔 등록임대주택발(發) 시장 안정 효과를 더 기대하기 어렵다. 등록 말소되는 주택이 총 11만5000가구로, 올해보다 현저히 적기 때문이다. 서울은 3만6000가구에 불과하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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