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고(故) 이건희 회장의 상속인들이 내야 할 주식분 상속세가 22일 확정된다. 관련 업계에서는 상속세 규모를 11조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주식 상속에 따른 상속세 납부 사례 중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할 전망이다.
이 회장이 보유한 주식의 21일 종가는 △삼성전자 7만3000원 △삼성전자(우) 6만8800원 △삼성SDS 17만9500원 △삼성물산 12만7500원 △삼성생명 7만5800원 등이다. 이 회장의 주식 상속가액은 주식 평가 기준일 이전 2개월과 이후 2개월 종가의 평균을 기반으로 산출한다. 올 8월 24일부터 12월 22일까지 해당 주식 종가를 평균하면 상속가액을 산출할 수 있다.
8월 24일부터 이달 21일까지 평균값은 △삼성전자 6만2273원 △삼성전자(우) 5만5541원 △삼성SDS 17만2994원 △삼성물산 11만4463원 △삼성생명 6만6109원 등이다.
이 회장의 보유 지분을 감안한 주식 상속가액은 18조9000억원이다. 지분 가치에 최대주주 할증률 20%, 최고세율 50%, 자진 신고 공제율 3%를 차례로 적용한 상속인들의 상속세 규모는 11조원 남짓으로 추정된다. 이 회장 사망일 당시 종가를 기준으로 산출한 주식분 상속세 예상액보다 4000억원가량 늘었다. 최근 삼성 계열사 주가가 강세를 보인 영향이다.
경기 용인 에버랜드 땅과 서울 한남동 주택 등 부동산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내야 할 상속세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장은 에버랜드 땅 1322만㎡ 중 절반을 소유하고 있다. 나머지 절반은 제일모직 법인 명의다. 이 회장이 보유한 땅의 가치는 1조원 이상이다. 국민연금은 제일모직이 보유한 용인 땅의 가치를 3조2000억원으로 평가한 바 있다. 국내 회계법인들이 제시한 가치는 이보다 낮은 9000억~1조8000억원 선이다. 부동산 상속가액 중 50%를 세금으로 내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상속인들의 상속세는 12조원대로 치솟을 수 있다.
상속세 신고와 납부는 내년 4월 말까지다. 한 번에 상속세를 내기 부담스럽다면 연부연납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신고 기간 내에 전체 상속세의 6분의 1을 내고 향후 5년간 나머지 6분의 5를 분할 납부하는 방식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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