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팀 동료, 엄마는 캐디…토머스 '가문의 승리' 일궜다

입력 2020-12-21 17:44   수정 2020-12-22 00:37

남자프로골프 세계 랭킹 3위 저스틴 토머스(27·미국)가 아버지와 팀을 이뤄 뜻깊은 우승을 일궈냈다.

2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리츠 칼턴GC(파72)에서 열린 PNC 챔피언십 마지막 날, 팀 토머스는 버디 15개를 쓸어 담아 15언더파 57타를 쳤다. 최종합계 25언더파 119타를 친 이들은 24언더파를 친 비제이 싱(57·피지) 부자(父子)를 따돌리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상금 20만달러(약 2억2000만원)도 챙겼다.

이번 대회는 메이저 대회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 경력이 있는 선수가 가족과 함께 조를 이뤄 우승에 도전하는 대회다. 두 선수가 각자의 공으로 샷을 한 뒤 더 좋은 공을 골라 다음 플레이를 이어가는 스크램블 방식으로 치러졌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13승을 거둔 토머스에게도 이번 우승은 특별하다. 아버지 마이크의 묵은 한을 풀어줬기 때문. 마이크는 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프로를 꿈꿨으나 데뷔도 못 하고 레슨 프로로 주저앉았다. 아들이 PGA 투어에 진출한 뒤 전담 스윙 코치를 맡고 있지만, PGA 투어가 주관하는 경기에서 우승컵을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떨치지 못했다. 토머스가 2017년부터 아버지와 팀을 꾸려 4년째 이 대회에 나서고 있는 이유다.

이날 마이크는 아들 못지않게 활약했다. 15개의 버디 퍼트 가운데 마이크는 9번의 퍼팅을 성공시켰다. 대회 내내 캐디를 자처했던 부인 자니 토머스가 큰 힘이 됐다고 한다. 토머스는 “정말 이기고 싶었고, 잘하고 싶었다”며 “다른 우승과는 100% 달랐다. 어머니와 아버지 모두 함께한 우승이라 감격스럽고, 가장 즐거웠다”고 말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5·미국)와 아들 찰리(11)는 최종일 이글 2개와 버디 7개, 보기 1개를 묶어 10타를 줄이면서 최종합계 20언더파 7위로 대회를 마쳤다. 찰리는 10번(파4) 홀에선 2m 버디 퍼팅을 성공시킨 뒤 아빠처럼 ‘어퍼컷 세리머니’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우즈는 “아들과 평생 간직할 추억이 생겼다”며 “찰리가 자랑스럽다”고 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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