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혔던 수주가 몰려온다"…한국조선해양·삼성重 강세

올 한 해 조선주는 수주 부진으로 투자자에게 외면받았다. 다른 경기민감주들이 2~3분기 반등에 나설 때도 조선주는 지지부진했다. 하지만 4분기 들어 ‘반전 드라마’를 쓰고 있다. 밀렸던 수주가 대외환경 개선과 함께 밀려들면서 주가도 급등했다. 내년부터 시작될 수주 호황에 대한 기대도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

조선주 대장 격인 한국조선해양은 22일 10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11월부터 이날까지 39.66% 올랐다.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39.41%), 대우조선해양(22.25%) 등도 코스피지수(20.57%)보다 더 올랐다. 수주 회복이 빨랐던 현대미포조선은 75.89% 급등했다.

전날 한국조선해양은 자회사 현대삼호중공업이 컨테이너선 4척, 액화천연가스(LNG)선 3척을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날 현대미포조선도 액화석유가스(LPG)선 2척, 석유화학제품 운반(PC)선 1척을 수주했다고 전했다. 삼성중공업도 LNG선 2척을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국내 4대 조선사가 11월 이후 수주한 선박은 63척에 이른다. 82억1000만달러(약 9조102억원) 규모다. 이는 조선 4사의 연간 상선 수주 목표(267억3000만달러)의 30%가 넘는 수치다. 연말에 수주가 몰리면서 한국조선해양(84%), 현대미포조선(90%) 등이 올해 수주 목표를 빠르게 채웠다. 연말·연초에 모잠비크 LNG선(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하파그로이드 컨테이너선(대우조선해양) 등의 수주도 예정돼 있다.

이 같은 결과는 수주 환경이 급격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내년도 경기 회복 기대가 커지면서 주요 선주들이 미뤘던 발주를 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 하락도 겹쳤다. 글로벌 조선시장에서는 달러가 약세일수록 외국 선주사들이 한국 조선소에 선박 발주를 늘린다. 국제 유가 상승도 더해졌다. 유가 상승은 LNG 수요를 증가시켜 LNG선 수주에 긍정적이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가 회복, 경제활동 재개, 원화 강세 등 발주 여건이 모두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내년부터는 LNG선을 중심으로 수주 호황이 전망된다. 2025년까지는 연평균 50척 이상의 발주가 예상된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