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무부는 중국 기업 58곳, 러시아 기업 45곳을 해당 국가의 군과 유대관계가 있는 기업으로 지정했다고 2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중국과 러시아 군이 이들 기업 상품 및 서비스의 최종 사용자라고 판단해서다. 미국 상품이 해당 기업들에 흘러들어가면 군사 목적에 활용될 여지가 있다고 본 것이다.
미 상무부는 이들 기업을 ‘군사 최종 사용자(MEU)’ 명단에 추가한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이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미국 상품 및 기술 수출, 재수출, 이전 등이 제한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군 연계 대상 기업에는 전투기 생산업체 중국항공공업그룹(AVIC)의 관련 업체 일곱 곳이 포함됐다. 당초 초안에 있던 중국상용항공기공사(COMAC)는 최종 명단에서 제외됐다. COMAC은 미 제너럴일렉트릭(GE)과 허니웰로부터 부품을 공급받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국영 방산업체 로스텍과 항공기 제작사 수호이 등이 명단에 올랐다. 이 밖에 JSC해군조선소, 건설사 아르고스OOO, 항공기 제조사 이르쿠트, 항공기 설계사 투폴레프 등이 포함됐다.
로이터통신은 미 상무부가 지난봄 MEU 정의를 확대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비군사적 사업을 하는 기업이라도 군용품 유지 및 생산을 지원하거나 이에 기여하는 기관, 개인 등은 포함시켰다.
미국 기업이 이들 기업과 거래하려면 면허를 취득해야 한다. 하지만 허가를 쉽게 내주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 상무부는 지난 4월 미국 기업이 민간용 물품을 중국에 수출할 때 군용 판매 허가를 받고, 외국 회사가 특정 미국 상품을 중국으로 운송할 때도 미 정부 승인을 받도록 하는 규정 변경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미 정부는 중국 기업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달에는 중국 인민해방군이 소유·지배하고 있다고 판단되는 중국 기업에 대한 투자를 금지했다. 최근 중국 반도체기업 SMIC(중신궈지)와 석유기업 중국해양석유(CNOOC) 등을 규제 대상인 블랙리스트에 올리기도 했다. 미 정부는 중국이 군사력과 기술 개발 추진을 목표로 군과 민간을 융합하는 정책을 펴는 것에 대해 더욱 우려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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