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사업자로 선정된 금융사는 내년 2월부터 금융소비자가 원하는 경우에 한해 해당 고객의 신용정보를 모든 금융회사에서 가져다 서비스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와 토스가 재심사 판정을 받아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없게 되면서 플랫폼 경쟁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22일 금융위원회는 마이데이터 예비허가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은행권에서는 신한·국민·우리·농협은행이 선정됐다. 카드업계에서는 신한·KB국민·현대·우리·비씨카드가 마이데이터 허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금융투자업계와 저축은행업계에서는 미래에셋대우와 웰컴저축은행이 유일하게 허가를 받았다. 핀테크업계에서는 네이버파이낸셜과 레이니스트(뱅크샐러드), NHN페이코 등 8개 업체가 선정됐다.
카카오페이와 토스 등 8개사는 주요 허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금융위로부터 보완 요구를 받았다. 금융위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와 토스의 경우 대주주 적격성 관련 서류를 보완해야 할 부분이 있었다”며 “보완 결과 문제가 없다면 내년 1월 중순께 예비허가를 추가로 내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이데이터 사업자로 허가받은 금융사는 내년 2월부터 은행·보험·카드회사 등에 흩어져 있는 개인 신용정보를 해당 금융회사와 제휴를 맺지 않아도 자사 앱에 모을 수 있다. 이렇게 모아들인 데이터를 분석하면 고객에게 필요한 맞춤형 신상품을 개발하거나 개인화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예컨대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 6월 마이데이터 포럼에서 금융사에서 끌어온 신혼부부의 소유 자산 및 재무 데이터와 자체 부동산 데이터를 분석해 부동산 매물 추천 서비스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사업자에 선정되면 다른 금융회사나 유통회사로부터 안정적으로 가져올 수 있는 개인 신용정보의 폭이 크게 넓어진다”며 “플랫폼에서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도 선정되지 못한 기업과 큰 격차를 보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선정된 업체 간 플랫폼 서비스 경쟁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토스와 카카오페이도 내년 중반께 대대적인 앱 개편을 예고한 상태다. KB금융의 스타뱅킹·리브메이트나 신한금융의 신한페이판 등 기존 금융권도 마이데이터 허가를 앞두고 자산관리 플랫폼을 잇달아 개편했다. 은행 관계자는 “마이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누가 먼저 도입해 선점 효과를 누리느냐가 관건”이라며 “서비스 선점을 위한 경쟁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위는 1개월간의 본심사를 거쳐 다음달 최종 마이데이터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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