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지주사 격인 삼성물산은 23일 13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 들어 26.27% 올랐다. 3분기까지는 마이너스를 기록하다 4분기에 30% 넘게 반등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문제가 불거진 영향이었다.
지주사 중 올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곳은 한진칼(50.50%)이다. 실적은 최악이지만 경영권 분쟁 이슈가 주가를 끌어올렸다. 다만 지난 7월 장중 10만원대까지 올랐다가 빠지면서 호재는 소진됐다는 분석이다.
다른 지주사들도 부진했다. 자회사 실적 개선이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 이는 ‘지주사 할인율’이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종목별 차별화가 커졌기 때문이다. ‘종합세트’ 같은 지주사가 별 다른 주목을 못 받은 이유다.
올해 주가가 가장 많이 빠진 지주사는 GS다. 정유 업황 악화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28.68% 하락했다. SK도 같은 이유로 8.59% 빠졌다. 두산도 중공업과 건설 업황 부진으로 연초 대비 23.76% 떨어졌다. 코로나19 영향을 받은 유통업 부진에 롯데지주도 12.84% 하락했다. 한화는 신재생에너지 관련주가 주목받았지만 7.20% 오르는 데 그쳤다. LG는 올 들어 17.07% 올랐다. 이날 하루에만 10.34% 오른 영향이 컸다.
내년에는 지주사들의 주가 상승 기대가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주사의 주가는 자회사의 실적 개선을 후행적으로 따라갈 수밖에 없다”며 “내년 경기 회복을 바탕으로 지주사의 저평가가 일부 해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내년에는 배당 확대 등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면서 지주사의 배당 매력이 커질 것이라고 이 연구원은 내다봤다. 개인들이 증시에서 강력한 주체로 떠오른 만큼 주주환원 강화는 시대적 흐름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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