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사장은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당시로선 생소했던 스마트 공장 체제를 전격 도입했다. 휴대폰으로 공장 내 생산과 재고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원가 경쟁력을 높인 덕택에 매출이 꾸준히 늘면서 이 회사는 2012년 법정관리를 졸업했다. 노 사장은 “국내 법정관리 사상 인수합병(M&A), 자산 매각, 인적 구조조정 없이 기존 경영진이 심기일전해 회사를 회생시킨 사실상 유일한 사례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법정관리 졸업 후 또 다른 시련이 닥쳐왔다. 법정관리 기업이라는 ‘낙인’ 때문에 시중 은행들로부터 돈을 빌릴 수 없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사태까지 터지면서 운영자금이 더욱 절실한 한 해였다. 이때 노 사장을 만나준 유일한 금융기관이 기술보증기금이었다. 기보는 재기지원보증제도를 안내했고, 올 들어 28억원의 보증을 신규 지원해 대출 물꼬를 터줬다. 노 사장은 “매출이 늘면서 원·부자재대금 납부용 자금이 필요했는데, 기보의 도움으로 자금에 숨통을 틔울 수 있었다”고 했다.
나우코스의 매출은 법정관리 졸업 당시인 2012년 100억원에서 올해 510억원으로 8년 만에 다섯 배, 고용인력은 같은 기간 50명에서 181명으로 세 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이 회사는 이달 말 코넥스시장 입성을 앞두고 있다. 내년 2분기 세종시에 200억원을 투자해 생산 공장도 증설할 계획이다. 노 사장은 “영업이익률이 10%가 넘어 업계 최상위권의 수익성을 갖췄다”며 “2년 내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기보는 재기 가능성이 높은 우수 기술기업에 채무를 최대 75~90%까지 감면해주는 재도전 재기지원보증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 사업으로 올 들어 99개 기업에 177억원을 지원했다. 나우코스는 기보가 23일 연 ‘재기지원 스토리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았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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