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 비서관은 23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부분의 과장과 약간의 의도와 설정아래 쓴 글이라도 모든 해명은 변명이 되고 당신은 그 글과 같은 사람이 되어 또 다른 누구의 ‘기사거리’가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탁 비서관은 "그의 이름이 박제되어 달려있는 글들과 글 사이의 행간까지도, 십년 후, 이십년 후, 자신에게 얼마나 큰 후회와 절망이 될지 ‘나’를 통해 보라고 가만히 일러주고 싶다"면서 자신의 사례를 예로 들었다.
이는 본인의 저서 ‘남자 마음 설명서’, ‘말할수록 자유로워진다’ 등으로 인해 여성 비하 논란 등에 휩싸였고, 여전히 공격 포인트가 된다는 점을 암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탁 비서관은 2007년 출간한 '남자 마음 설명서'라는 책에서 '이왕 입은 짧은 옷 안에 뭔가 받쳐 입지 마라' 등 여성을 비하하는 표현을 쓴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었다.
그는 책에 "등과 가슴의 차이가 없는 여자가 탱크톱을 입는 것은 남자 입장에선 테러를 당하는 기분", "임신한 선생님들도 섹시했다", "대중교통 막차 시간 맞추는 여자는 구질구질해 보인다", "첫 성 경험은 (상대방이) 좋아하는 애가 아니라서 어떤 짓을 해도 상관없었다"라고 적었다.
탁 비서관의 '박제된 글이 십년 후, 이십년 후 후회와 절망이 될 수 있다'는 경고는 최근 예전 트윗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례에도 투영해 볼 수 있다.
조 전 장관은 자신의 현재 주장과 정반대되는 내용의 과거 글이 발굴되면서 네티즌들로부터 ‘조적조(조국의 적은 조국)’ ‘조만대장경(조국+팔만대장경)’이라고 지적당하고 있다.
이는 최근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근 사망사건과 연관이 된 예언글로 꼽힌다.
조 전 장관은 당시 글에서 "내가 도지사에 출마했다고 하자. 그런데 조직특보인 핵심측근이 나 몰래 돈을 모아 사무실을 마련하고 사람을 동원하여 선거운동을 하고, 들키니까 도주했다는 것이다. 이런 나는 조직관리에 무능한 것일까, 아니면 거짓말하는 것일까"라고 적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또한 해당 트윗을 공유하며 "구 조국 님은 항상 옳다"고 비아냥거렸다.
이 대표의 최측근인 이 모 당 대표 부실장은 옵티머스의 ‘복합기 임대료 지원 의혹’등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던 중 '저녁을 먹고 오겠다'고 행방불명됐다. 이 부실장은 이튿날 서울중앙지법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조 전 장관은 2013년 당시 윤병세 외교부장관 후보의 대학생 딸이 가계곤란장학금 5회를 수령한 것과 관련해 "이건 정말 아니다. 교수 월급받는 나는 사립대 다니는 딸에게 장학생 신청을 하지 말라고 했다"면서 "이 사람은 재벌에 비하여 자신의 가계는 곤란하니 신청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듬해 조 전 장관 딸은 다수의 장학금을 수령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고 박원순 서울시장은 성추행 고소를 당하자 극단적 선택을 한 채 야산에서 발견됐다. 전 비서는 박원순 시장에게 당한 성추행으로 입은 마음의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 고소장을 제출하는 용기를 냈지만 여권 극렬 지지자들로부터 댓글 테러를 당했다.
그들은 "고소 여성을 반드시 색출해 응징하겠다"면서 신상털이도 주저하지 않았다.
당시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모든 죽음은 애석하고 슬프다”면서도 박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전 서울시청 직원이 벌써 ‘신상털이’와 같은 2차 가해에 시달리고 있다며 조문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최민희 전 의원이 "죽음으로 정쟁화 하지 말라"고 비판하자 진중권 교수는 최 전 의원이 오히려 이 문제를 정쟁화하고 있다며 쏘아붙였다. 그는 “정치인들이 우르르 몰려가 조문을 하는 게 피해자에게 또 다른 고통을 줄 수 있다고 말하는 게 그렇게도 못 참을 일이냐”며 “그새를 못 참고 기어이 페미니즘의 의제를 정치적 의제로 바꿔놓으려 한다”고 최 전 의원을 저격했다.
그는 최 전 의원을 향해 “지금 이게 당신 딸이 사회에 나가면 곧바로 마주칠 현실”이라면서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인권변호사, 평소에 페미니스틀 자처하던 시장도 이런 짓을 한다. 다른 사람들은 오죽하겠냐”고 반문했다.
조 전 장관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첫 방미 때 윤창중 당시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이 터지자 “성희롱, 성추행, 성폭력 등을 ‘구애’ 또는 ‘연애’라고 정당화하거나 술 탓이라고 변명하는 자들은 처벌 또는 치료받아야 한다. 자발성과 동의가 없는 성적 행동은 상대방에 대한 ‘폭력’이다”라고 썼다. 같은 사건을 두고 “극우몰상식파들, 헌정문란 중대범죄를 범한 국정원 요원에 대한 정당한 조사를 ‘인권침해’라고 호도하더니, 같은 계열 고위 인사의 성추행 사건에서는 가해자를 두둔하고 피해자의 인권침해를 자행하는구나!”라고도 썼다.
하지만 조 전 장관의 논리대로라면 이는 판사 불법 사찰에 해당하지 않는다.
조 전 장관 2012년 4월 트위터에 "1. 정당한 직무감찰과 불법사찰의 차이가 뭐냐고? 첫째, 공직과 공무와 관련이 없는 민간인을 대상으로 삼는 것은 불법이다 2. 대상이 공직자나 공무관련자라고 하더라도 사용되는 감찰 방법이 불법이면 불법이다. 예컨대, 영장없는 도청, 이메일 수색, 편지 개봉, 예금계좌 뒤지기 등등"이라고 적었다.
조 전 장관이 제시한 기준에 따르면, 해당 판사 문건은 불법 사찰이 아니게 된다. 문건의 대상이 민간인이 아니고 도청 등 불법적인 감찰 방법이 사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건에 적힌 정보는 판사 개인의 성향이나 이미 인터넷과 언론을 통해 알려진 내용들이다.
조 전 장관은 가족들을 향한 언론사 기자들의 과도한 취재경쟁을 지적했다.
하지만 조 전 장관이 딸의 사생활 침해를 비판하자 또 다시 과거 조국의 SNS 글이 재조명됐다.
조 전 장관은 2012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국정원 댓글조작 의혹이 불거졌을 때 국정원 직원의 오피스텔 주소를 트위터를 통해 실시간 공개하며 문재인 대통령 지지층의 집결을 요구한 바 있다.
당시 바른미래당 소속이었던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조 후보자가 55세에 이르러 자신의 딸에게 비슷한 일이 발생하고 나서야 여성이 혼자사는 곳에 침입하고 스토킹하는 게 얼마나 나쁜 일인지 알게 됐다고 하니 축하한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조 전 장관 딸은 최근 모 종편의 기자를 주거침입·폭행치상으로 고소했다.
더불어민주당이 가덕도 신공항 추진 의사를 밝히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이같은 계획에 찬성하며 '가덕도 노무현 신공항'이라는 명칭까지 제시하고 나섰다.
이에 그의 모교인 서울대 게시판에 이를 조롱하는 글이 올라왔다. 게시자는 "노무현국제공항 좋은 생각 같다"는 제하의 글을 통해 "우리나라 비핵화에 앞장서고 북한의 핵 발전을 도와준 고 김대중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해서 월성1호기는 '김대중핵발전소', 억울한 누명을 쓰고 작고하였으나 우리나라 진보주의의 한 획을 그은 고 노회찬 의원을 추모하며 마포대교는 '노회찬추모대교'라 명칭 짓자"고 비꼬아 말했다.
이 글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은 투신자살했으므로 공항 이름으로 붙이기에는 부적절하다. 오거돈 성인지감수성 공항(OGD sexual perception memorial airport)로 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는 비아냥 섞인 댓글이 달렸다.
아울러 "투신한 사람 이름을 공항에 붙이는 게 제정신인가"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8년 전 조 전 장관은 "선거철이 되니 또 토목공약이 기승을 부린다"고 지적했다.
조 전 장관은 "진중권 전 교수와 김근식 교수 두 사람이 나의 사회적관계망서비스(SNS) 활동에 대해 불평했다. 가관이다"라며 "그대들이 지은 '구업'이 쌓이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진 교수는 "조만대장경에 이르려면 아직 멀었사옵니다"라며 "어찌 그 업을 이번 생 안에 쌓을 수 있으리오"라고 했다. 이어 "내, 천 번을 고쳐 태어난들 감히 그 업을 다 이룰 수 있겠사옵니까"라고 덧붙였다.
그는 박근혜 정부 당시 채동욱 검찰총장이 개인 도덕성 문제로 사의를 표명한 것과 관련해 "채동욱, 윤석열 찍어내기로 청와대와 법무장관의 의중은 명백히 드러났다"며 "수사를 제대로 하는 검사는 어떻게든 자른다는 것. 무엇을 겁내는지 새삼 알겠구나!"라고 적었다.
이 글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직무 배제 및 징계 처분을 내리자 조 전 장관의 7년 전 트위터 글이 다시 회자됐다.
진 전 교수는 조 전 장관의 해당 트위터 글을 공유하며 "(조 전 장관은) 신이 내렸다"며 "운명을 거부하지 말고 그 분을 받아들이세요"라고 했다.
한편 전국 교수 906명 설문조사 결과 올해의 사자성어로는 ‘아시타비(我是他非)’가 선정됐다.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는 뜻이다. 요즘 많이 쓰는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과 같은 의미로 타인과 자신에게 적용하는 도덕적 잣대가 다를 때 쓰는 신조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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