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논란을 빚었던 미국의 수소차 업체인 니콜라가 사면초가에 빠졌다. 제너럴모터스(GM)와의 제휴가 사실상 일방적으로 끝난 데 이어 쓰레기 수거업체와의 협력 관계도 단절됐다. 이 회사 주가는 2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0% 넘게 급락했다.
니콜라는 이날 애리조나주의 쓰레기 및 재활용 수거업체 리퍼블릭 서비스와의 납품 계약이 취소됐다고 공시했다. 앞서 니콜라는 지난 8월 배출가스를 내뿜지 않는 수소 전기트럭을 공동 개발해 쓰레기 차량으로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최소 2500대에서 최대 5000대 규모다.
니콜라는 “수소전기 트럭을 개발하려던 계획을 더 이상 지속할 수 없게 됐다”며 “차량 개발 후 수 천대를 납품하려던 계획 역시 취소됐다”고 설명했다.
리퍼블릭 서비스 측은 별도 성명에서 “니콜라와의 제휴를 취소하지만 전기 쓰레기 트럭 개발은 계속할 것”이라며 “다른 전기차 업체들과 협력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전기 쓰레기차에 대한 수요가 있지만 니콜라의 기술력 등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걸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제2의 테슬라’로 불렸던 니콜라 주가는 이날 10.7% 급락한 주당 15.0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니콜라 시가총액은 58억달러 규모로, 지난 6월 우회상장했을 때와 비교해 20% 수준에 불과하다.
공매도 기관인 힌덴버그 리서치는 지난 9월 10일 “니콜라의 모든 게 사기”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니콜라가 GM과의 대규모 협력 계획을 발표한 지 이틀 만이었다. 이후 창업자인 트레버 밀턴이 경영 일선에서 퇴진하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주가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다만 니콜라는 이날 “내년에 세미 트럭인 ‘트레’를 미국에서 소비자들에게 인도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첫 번째 상업용 수소연료 충전소를 착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