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 기대로 올랐던 제약주들이 일제히 하락했다. 차익실현 욕구가 커지면서 조정 국면에 돌입했다는 분석이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의약품 업종은 2.81% 하락했다. 이달 들어 큰 폭으로 올랐던 대웅제약 명문제약 종근당바이오 등이 15~29% 급락해서다.
대웅제약은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기대로 이달에만 지난 21일까지 166% 넘게 올랐지만 이후 이틀 간 40%가량 하락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대웅제약은 전 거래일 대비 1만6000원(9.58%) 급락한 15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명문제약과 종근당바이오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달 들어 21일까지 각각 44%, 57% 올랐지만 전날까지 이틀 만에 15~18%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제약주가 이달 들어 급등한 뒤 다시 급락한 배경에는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과 연말 차익실현, 절세를 위한 매물 출회가 있다고 분석한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제약주가 최근 급등한 이유는 수급에서 찾을 수 있다"며 "제약주 주력 매수 세력은 개인 투자자일 가능성이 높다. 시장의 유동성은 많고 이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성장주는 없어 제약주로 몰린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력 있는 국내 주식들이 이미 급등한 상황에서 미래 성장주로 평가받는 제약주에 개인 매수세가 몰렸다는 설명이다.
다만 연말을 앞두고 차익을 실현하기 위한 매물이 쏟아지면서 제약주는 약세다. 여기에 주식 양도세 대상이 되는 대주주 지정을 피하려는 일명 '슈퍼 개미'들의 매물이 더해지면서 낙폭이 커졌다.
원재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웅제약의 경우 보톡스 관련 분쟁 관련 리스크가 해소되고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기대로 이달 들어 급등했다"며 "하지만 이후 차익실현 욕구와 치료제 임상에 대한 부정적 소식이 나오면서 매물이 쏟아지며 급락했다"고 설명했다.
단기적으로 제약주의 동반 약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향후 제약주의 강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말 차익실현 욕구가 해소된 후 개인의 매수세가 다시 유입될 수 있어서다.
저금리로 풍부해진 시중 유동성과 부동산 규제 등으로 늘어난 증시 자금이 제약주를 밀어 올릴 수 있다는 게 전반적인 평가다.
하태기 연구원은 "당분간 중대형 제약주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연말 차익실현, 절세를 위한 매물 출회가 마무리되면 더 오를 수 있다"고 했다.
국내 제약사의 신약 개발 수준이 향상된 건 사실이지만, 제약주 급등과 기업 가치 사이에 괴리가 있다는 건 여전히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실적에 비해 기업 가치가 너무 높게 평가됐기 때문에 언제든지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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