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뮌헨안보회의에서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가 “우리는 단순히 감염병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인포데믹과도 싸우고 있다”고 말했을 정도로, 코로나19 발생 후 전 세계는 인포데믹 물결에 휩쓸리고 있다. 인포데믹이란 정보(information)와 전염병(epidemic)의 합성어로, ‘어떤 사안에 대해 부정확하게 증폭돼 부작용을 낳는 정보의 범람’을 뜻하는 용어다. 지난 4월 이란에서 코로나19 치료 목적으로 소독용 알코올을 마셨다가 700명 이상이 사망하고 90명 이상이 실명한 일이 벌어졌으며, 6월엔 영국에서 5세대(5G) 이동통신이 코로나19를 확산시킨다는 황당한 소문이 퍼지며 기지국 철탑에 불을 지르는 사례가 발생했다. 과거와 달리 정보통신 기술이 발달하면서 여론 조작을 위한 트롤링(trolling: 공격적이거나 불쾌한 내용을 대량으로 퍼뜨려 부정적인 반응을 의도적으로 유도하는 행위) 부대, 수익을 노린 클릭 미끼, 대량으로 정보를 유포하는 봇(bots)까지 등장했다.
1995년에서 2020년까지의 뉴스, SNS, 동영상 공유 사이트, 댓글 등을 분석한 결과, 인포데믹이 가장 많이 발생한 재난 유형은 ‘감염병’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 같은 신종 감염병과 미세먼지 등처럼 불확실성이 높고 학자마다 다른 연구 결과와 견해가 존재할 때 발생할 확률이 높다. 인포데믹에 휘말리는 가장 큰 원인은 ‘확증편향(confirmation)’과 ‘집단극단화(group polarization)’ 등 심리적 요인 현상 때문이다. 확증편향이란 자신의 가치관, 신념, 판단에 부합하는 정보만 주목하고, 그 외의 정보는 받아들이지 않는 사고방식을 뜻한다. 집단극단화란 생각이 같은 사람끼리만 정보를 교류하면서 보다 극단적인 견해를 갖게 되는 경향을 의미한다. 이런 잘못된 수용 방식이 인포데믹이 만연한 정보편식 사회를 만들고 있다.
송정효 생글기자(대전신일여고 2년) 03wjd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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