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프랜차이즈 치킨집 매출이 '배달비 유료화' 등에 힘입어 전년보다 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5개 주요 프랜차이즈 업종 중 1위다. 하지만 치킨집은 과당 경쟁이 심해 가맹점당 매출은 최하위권이었다.
'편의점 공화국'이란 말 답게 가맹점 수는 편의점이 부동의 1위였다. 하지만 편의점은 작년 출점 제한이 시행돼 점포 증가폭이 크게 줄고, 가맹점당 매출은 많이 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체 프랜차이즈 가맹점 매출은 74조2130억원으로, 전년보다 5조9530억원(8.7%) 증가했다. 증가폭은 2018년(3조7240억원, 5.9%)보다 확대됐다.
치킨집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치킨집 매출은 2018년 4조2470억원에서 작년 5조2970억원으로, 24.7% 상승했다. 20%대 매출 상승은 치킨집이 유일했다. 이진석 통계청 산업통계과장은 "치킨 배달 수요 증가와 더불어 배달비 유료화와 일부 치킨집의 가격 인상 등 영향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BBQ, 교촌치킨, 굽네치킨 등 주요 치킨업체는 2018년 하반기부터 상품당 배달비를 2000~3000원씩 받기 시작했다. BBQ는 2018년 11월 치킨 가격도 9년만에 인상했다. 이런 탓에 작년 '치킨 한 마리당 2만원' 시대가 열렸다. 당시 치킨업계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 비용 상승으로 판매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치킨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닥친 올해에도 배달 수요 증가에 힘입어 양호한 매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치킨 외에 가정용세탁(17.0%), 피자·햄버거(15.8%), 김밤·간이음식(14.4%), 카페(13.7%) 등의 매출도 많이 올랐다.
가맹점당 매출이 가장 높은 곳은 의약품(10억600만원)이었다. 전체 가맹점당 매출액(3억4400만원)의 3배에 이르렀다. 편의점(5억5200만원), 자동차수리(4억700만원), 제과점(4억500만원), 문구점(3억8800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가장 낮은 곳은 코인 빨래방 등 가정용세탁으로 1억700만원에 그쳤다. 주점(1억8100만원)과 치킨집(2억600만원), 김밤·간이음식(2억1100만원), 카페(2억1100만원) 등도 가맹점당 매출 하위 업종으로 분류됐다. 대부분 창업이 쉬워 경쟁이 심한 업종이다. 물론 매출액과 순이익은 다르다. 하지만 이들 업종은 인건비, 임차료 등 상승으로 순이익도 낮을 가능성이 높다.
편의점은 2013년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1위를 한번도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작년 편의점 가맹점 증가율은 0.2%로, 2013년 이후 가장 낮았다. 출점 제한 조치 영향으로 풀이된다. 편의점 업계는 2018년 12월 과당 경쟁을 막자는 취지에서 경쟁사 간 출점 거리를 50~100m로 제한하는 자율규약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경쟁이 완화되자 수익성이 좋아졌다. 지난해 편의점의 가맹점당 매출은 8.2% 늘어, 전년 증가폭(4.7%)보다 크게 개선됐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 다시 출점 경쟁이 심해질 조짐이 보여 이런 추세가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가정용세탁(4840개)은 가맹점 수는 적지만 증가율은 높은 편이다. 2018년 8.4%, 작년 5.7% 등이다. 통계청은 1인 가구 증가 영향으로 세탁 수요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정용세탁은 가맹점당 매출액(1억700만원)도 낮지만 2018년 13.7%, 작년 10.7% 늘어, 증가율만큼은 높다.
술집 감소세도 눈에 띈다. 작년 주점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는 9990개로 전년보다 14.4% 급감했다. 2013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 1만개 아래로 떨어졌다. 이진석 통계청 산업통계과장은 "워라벨(일과 가정의 양립) 문화 확산 등으로 회식이 줄면서 주점도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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