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댄스영화제부터 미국내 각종 시상식을 석권하며 오스카 유력 후보로 관측되는 '미나리'가 골든글로브 작품상 경쟁에서 배제돼 논란이다.
'미나리'는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 땅으로 이민을 선택한 한국인 가족의 따뜻하고 특별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LA, 보스턴, 플로리다 비평가협회상을 수상하며 美 언론과 평론에 극찬을 받은 것은 물론, 이민자들의 이야기를 다뤘다는 점에서 관객들의 큰 공감까지 이끌며 오스카 레이스에 청신호를 켰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미국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가 주관하는 시상식으로 영화, TV 작품들을 시상하는 권위있는 시상식이다. 또 아카데미 시상식을 한 달여 앞두고 열리는 시상식이기 때문에 미리 보는 아카데미 시상식의 역할도 한다.
올해 1월 진행된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감독상과 작품상, 외국어 영화상 등 3개 부문의 예비 후보작으로 이름을 올렸지만, 영어 대사가 50% 이상 비중을 차지해야 한다는 골든글로브 규정에 따라 시상식에서 작품상 후보로는 거론되지 못했다.
당시 '기생충'은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봉준호 감독은 "서브타이틀(자막)의 벽을 1cm 뛰어 넘으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다"는 뼈 있는 수상 소감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미나리'의 경우도 '50% 이상 영어로 이뤄진 작품'이라는 기준 때문에 작품상 후보에서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미국 유명 배우들과 언론, 셀럽들의 반대 표명이 이어지고 있다.
'미나리'는 미국 이민자들도 몰입할 수 있는 수려한 서사와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는 훌륭한 연기앙상블이 돋보이는 영화로 호평받고 있다. 골든 글로브의 결정을 반대하는 미국 영화계는 '미나리'가 한국어로 제작된 이유만으로 작품상 출품이 불가한 건, 올해 오스카가 '기생충'과 함께 만든 의미 있는 행보를 역행하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제77회 골든 글로브 외국어영화상 후보작이었던 '페어웰'의 감독 룰루 왕, '캡틴 마블2'의 감독 니아 다코스타, 그리고 한국계 할리우드 배우 대니엘 대 킴 등 수많은 영화인들이 골든 글로브와 주최 측인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HFPA)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또한 미국 내 유명 매체인 버라이어티, 인디와이어, LA 타임즈뿐만 아니라 캐나다의 ET Canada, 일본의 Japan Today News에도 보도되며, '미나리'의 오스카 입성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골든글로브의 인종차별적인 행보로 불거진 잡음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올해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유색인종은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여우주연상(뮤지컬/코미디 부문)을 수상한 중국계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이민자 어머니 밑에서 태어난 아콰피나가 전부였던 것.
한편, '미나리'는 그레이터 웨스턴 뉴욕 비평가협회의 여우조연상, 남우주연상, 각본상, 음악상, 외국어영화상에 노미네이트 되었으며, 내슈빌 평론가를 중심으로 수상작을 선정하는 뮤직시티 비평가협회에서도 여우조연상, 각본상, 음악상의 후보에 선정되었다.
이번 영화의 연출과 각본에 참여한 정이삭 감독은 이미 '문유랑가보'로 제60회 칸 영화제에서 황금 카메라상,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의 후보에 오르며 영화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명감독이다. 또한 '문라이트', '노예 12년' 등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을 탄생시킨 브래드 피트의 제작사 플랜B가 제작을 담당했으며, '문라이트', '룸', '레이디 버드', '더 랍스터', '플로리다 프로젝트' 등 수차례 오스카 레이스를 성공적으로 이끈 A24가 북미 배급을 맡았다.
로튼 토마토에서 신선도 지수 100%를 받은 '미나리'는 일찌감치 오스카 레이스에 청신호를 켠 '미나리'는 배우 한예리, 윤여정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연기상 후보에 오르게 될지, 그리고 '기생충' 신드롬을 이어받아 아카데미 작품상에 노미네이트 될지에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내년 열리는 제93회 아카데미상의 후보 발표는 2021년 3월 15일이며, 시상식은 4월 25일에 개최될 예정이다.
LA, 보스턴, 플로리다 비평가협회상을 수상하며 오스카 레이스에 청신호를 켠 '미나리'는 2021년 상반기에 개봉할 예정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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