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 빠르게 확산…오리가격 한 달새 45% 급등

입력 2020-12-25 17:11   수정 2020-12-26 01:04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첫 확진 한 달 만에 3년 전 4개월간의 피해 수준을 넘어섰다. 가금류 관련 식료품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25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이날 전북 남원과 전남 구례의 육용오리 농장에서 고병원성 AI 확진 사례가 나왔다. 지난 11월 26일 전북 정읍에서 시작된 농장 감염이 한 달 새 24곳으로 늘었다.

농장의 AI 확진 사례가 증가하면서 가금류 살처분도 늘고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25일 0시 기준 837만6000마리가 살처분됐다. 산란계 320만 마리, 육계 216만7000마리, 종계 55만4000마리, 토종닭 26만 마리 등 닭이 618만1000마리로 가장 많았다. 메추리는 129만3000마리가, 오리는 육용오리와 종오리를 포함해 90만2000마리가 살처분됐다.

이 같은 피해는 가장 최근에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2017년 말보다 확산 속도가 빠르고 규모도 큰 것이다. 2017년 11월부터 2018년 3월까지 4개월간 22곳의 농장에서 발생한 AI로 653만 마리가 살처분됐고, 900억원가량이 피해보상금 등으로 지출됐다. 올해 AI로 인한 재정지출은 1000억원을 훌쩍 넘을 전망이다.

가금류 살처분이 늘어나면서 산지를 중심으로 관련 식품류 가격도 오르고 있다. 지난 24일 오후 산지가격 기준 계란과 육계, 오리 가격은 일제히 상승했다. 계란은 특란 10개에 1226원이었다. 작년 12월 평균가격 대비 3.6% 올랐다. 육계는 ㎏당 1384원으로 4.5% 뛰었다. 오리(1㎏)는 55.4% 급등한 2105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계란·육계·오리 평균가격과 비교해 각각 7.6%, 6.1%, 45.3% 높다.

중수본 관계자는 “전국 농장주는 차량·사람·장비 소독과 장화 갈아신기 등 방역수칙을 반드시 지키고, 사육 가금에서 이상 여부 확인 시 즉시 방역당국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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