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씨는 2018년 결혼하면서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의 전용 85㎡ ‘아파텔(아파트+오피스텔)’을 매입해 실거주했다. 당시 가격은 4억원 초반이었지만 최근 실거래가는 7억원대까지 올랐다. 호가인 8억원을 기준으로 하면 두 배가량 상승했다. A씨는 올해 서울의 한 아파트 청약에도 당첨됐다. 오피스텔은 청약할 때 주택 수에 잡히지 않기 때문에 무주택 기간을 100% 인정받았다. 아파텔로 실거주와 투자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다.
주택 시장에서 아파트를 대체하는 아파텔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아파텔은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합쳐 만든 합성어다. 주로 전용 60~85㎡로 구성된 주거용 오피스텔을 가리킨다. 방 2~3개와 거실, 주방 등 아파트와 평면 구성이 비슷한데, 청약이나 대출 등 각종 규제는 아파트보다 덜해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파텔을 매입할 때는 역세권 여부와 주거환경 등 입지를 꼼꼼하게 분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아파텔은 아파트보다 청약 문턱이 낮다. 청약 통장이 필요 없고, 만 19세 이상이면 주택 소유 여부 및 청약 가점 등과 상관없이 신청할 수 있다. 재당첨 제한도 없다. 주택법이 아니라 건축법 적용을 받아 아파트 청약 시 주택으로 간주되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무주택자로 1순위 청약 자격을 유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대출을 비롯한 각종 규제도 덜하다. 투기과열지구인 서울에서 아파트를 사면 담보인정비율(LTV)이 9억원 이하는 40%로 제한된다. 9억원 초과, 15억원 이하분에 대해선 20%만 인정되고, 시세 15억원이 넘는 아파트는 주택담보대출이 전면 금지된다. 반면 주거용 오피스텔은 LTV 규제를 적용받지 않아 통상 70%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대출이 막힌 탓에 아파트를 살 여력이 없는 수요자들이 아파텔로 몰리는 이유다. 주택 거래 시 제출해야 하는 자금조달계획서 증빙자료도 아파텔은 제외다.
최근 인근 아파트보다 더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는 아파텔도 나오고 있다. 경기 고양시 대화동 킨텍스 인근 아파텔 ‘힐스테이트 일산’ 전용 84㎡는 지난 19일 9억5000만원에 손바뀜해 1월(4억5000만원)에 비해 두 배 이상 뛰었다. 인근 아파텔 ‘킨텍스 꿈에그린’ 전용 84㎡도 올해 초 4억9800만원에서 이달 초 8억5000만원으로 올랐다. 반면 같은 면적의 인근 아파트 시세는 4억~5억원대다.
청약 경쟁률도 고공행진 중이다. 최근 분양한 서울 도봉구 ‘힐스테이트 도봉역 웰가’는 총 355가구 모집에 3421건이 접수돼 평균 9.64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구 중구 ‘중앙로역 푸르지오 더 센트럴’은 70가구 모집에 5262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이 75.2 대 1에 달했다. 대전 도안신도시 ‘힐스테이트 도안2차’도 평균 경쟁률이 67.3 대 1이었다. 전문가들은 아파텔에 투자할 때 아파트보다 입지 등 조건을 더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아파트와 비교해 규제가 덜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아파트에 비해 선호도가 떨어진다는 점을 부인하기는 힘들어서다. 이른바 ‘똘똘한 아파텔’을 골라 투자해야 하는 이유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필명 ‘빠숑’)은 “아파텔은 투자 시 입지 면에서 아파트와 오피스텔 각각의 장점을 모두 갖춘 곳을 택해야 한다”며 “대규모 택지개발지구 내 계획적으로 조성된 아파텔 등 역세권과 학군을 갖춘 곳이 좋다”고 말했다.
내년 초 아파텔 분양도 잇따른다. GS건설이 경기 성남시 고등지구 C1~C3블록에 공급하는 ‘판교밸리자이’는 아파트 전용 60~84㎡ 350가구와 주거용 오피스텔 전용 59~84㎡ 282가구로 구성됐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대구 달서구 감삼동 일원에 ‘힐스테이트 감삼 센트럴’을 분양한다. 지하 5층~지상 최고 45층, 3개 동 규모로 아파트 전용 84~175㎡ 393가구, 오피스텔 전용 84㎡ 119가구로 구성된다. 내년 1~2월 경기 화성 동탄면 ‘동탄 2차 대방디엠시티 2블록’, 부산 동래구 ‘안락스위첸’ 대구 남구 ‘힐스테이트 대명 센트럴’ 등의 아파텔도 선보인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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