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3위 고진영·김세영·박인비 불참…LPGA 개막전 '반쪽대회' 전락?

입력 2020-12-27 18:07   수정 2020-12-28 00:25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2021년 첫 대회가 심심해질 판이다. 세계랭킹 1~3위인 고진영(25), 김세영(27), 박인비(32) 등 흥행 카드들이 대거 불참 의사를 밝혀서다.

고진영은 27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2주간 자가격리를 마친 뒤 국내에 머물며 스윙 교정 등 개인 훈련을 할 계획이다. 고진영은 두 달 넘게 국내에 머물면서 미국 무대 복귀 타이밍을 잡기로 했다. 고진영의 매니지먼트사인 세마스포츠마케팅은 “고진영이 다음달 22일 열리는 LPGA 개막전 다이아몬드 리조트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십에 불참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국내 복귀 소식을 알린 한국 선수는 고진영뿐만이 아니다. 세계 랭킹 3위 박인비는 지난 21일 LPGA투어 시즌 최종전인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 참가한 뒤 바로 귀국길에 올랐다. 세계 랭킹 10위 박성현(27)과 지난해 LPGA 신인왕 이정은(24) 역시 귀국해 자가격리 중이다.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고진영과 마지막까지 선두 경쟁을 펼쳤던 세계 랭킹 2위 김세영도 다음달 초 귀국할 예정이다.

LPGA투어에서 뛰는 선수들은 통상 겨우내 미국에 머물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한국보다 날씨가 따뜻한 데다 연습 여건도 좋기 때문.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상황을 바꿔놨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자 선수들이 앞다퉈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것. 골프계 관계자는 “내년 2월까지 대회가 두 개밖에 없는 데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자 선수들이 국내로 돌아오고 있다”며 “선수 대부분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3월이나 첫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이 열리는 4월께 복귀를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LPGA에는 비상이 걸렸다. 역대 최대 규모인 34개 대회에 총상금 7645만달러(약 840억원)를 걸고 시작하는 2021시즌이 처음부터 김이 빠질 위기에 처해서다. 골프계 관계자는 “올해 내내 국내에 머문 김효주(25·세계랭킹 9위)까지 포함하면 세계랭킹 톱10 가운데 5명이 1~2월 투어에서 빠지는 셈”이라며 “LPGA투어가 야심차게 준비한 개막전이 실력자들이 빠진 반쪽짜리 대회로 전락하게 생겼다”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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