딕슨은 1991년 17세 소녀를 총기로 살해한 혐의로 38년형을 선고받았다. 딕슨은 사건 현장에 없었다고 결백을 주장했지만 귀담아듣는 이는 없었다. 그에게 반전의 기회를 준 것은 바로 골프장 그림. 한 교도관이 마스터스토너먼트가 열리는 오거스타내셔널GC 12번홀의 사진을 주며 그려달라고 요청한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딕슨은 골프에는 문외한이었지만 색색의 연필을 이용해 12번홀의 모습을 정교하고 멋지게 그려냈다. 딕슨의 사정을 안타깝게 여긴 교도관은 그림을 ‘골프다이제스트’ 편집국에 보냈다. 편집진도 감명을 받아 2012년 지면에 그의 사연과 함께 작품들을 실었다.
그의 사연이 알려지자 기소나 재판 과정에 이상한 점이 많다고 생각한 이들이 사건을 다시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딕슨의 구명 운동이 시작되자 심리적 부담을 느낀 진범이 범행 사실을 자백했고, 딕슨은 2018년 자유의 몸이 됐다. 딕슨의 이야기는 다큐멘터리로 제작돼 미국 전역에 지난 10월 방송됐다.
미셸도 다큐멘터리를 보고 딕슨의 그림에 관심을 두게 됐다. 미셸은 딕슨의 그림이 버락 오바마에게 큰 울림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버락 오바마는 재임 당시 여성 회원을 받지 않던 오거스타GC을 압박해 금녀의 벽을 허물었을 뿐 아니라 딕슨처럼 누명을 쓴 사람이 생기지 않게 하려고 사법개혁을 추진했다. 골프다이제스트는 “딕슨이 출소한 뒤 처음 그린 그림을 오바마 부부를 위해 기꺼이 내놨다”며 “골프광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어울리는 선물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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