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신종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예년과 달리 조용한 '집콕' 연말을 보내고 계신가요?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의미에서 연말연시 특집으로 수익률 대결을 준비했습니다. 미국 주식시장의 대표 지수인 S&P500과 이에 맞서는 우량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에 새로 편입된 종목의 주가 수익률 비교를 해보려고 합니다.
왜 신규 편입된 종목에 주목하느냐고요? 시가총액이 크고 업력이 오래된 나스닥 상위 30개 종목 대부분이 이미 S&P500에 편입돼 있습니다. 두 지수 모두 상위 6위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클래스C, A), 페이스북으로 똑같고요.
하지만 신규 편입되는 종목들은 결이 다릅니다. S&P500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에 상장된 기업 가운데 지수위원회가 심사를 통해 선정된 우량 기업 500개로 구성된 지수이기 때문에 섹터가 다양하고 기술주 비중은 26% 정도입니다.
반면 나스닥 100은 나스닥에 상장된 비금융권 종목 가운데 시가총액 기준 상위 100개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기술섹터의 건전성을 측정하는 지수로 활용됩니다. 신규 편입되고 배제되는 종목을 보면 기술기업의 트렌드도 보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올해 각 지수에 신규 편입된 종목들을 살펴보실까요?
S&P 500에 편입된 종목으로 가장 화제를 모은 것은 바로 테슬라(TSLA)입니다. 테슬라는 12월21일 S&P 500 지수에 편입되자마자 단숨에 벅셔해서웨어, 존슨앤드존슨, JP모건을 제치고 시총 7위에 올랐습니다.
테슬라는 나스닥100 지수에서도 똑같이 시총 순위 7위입니다. 그런데 S&P500에 편입된 것은 이제 S&P가 인정한 기업이다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바로 S&P 500 지수를 추종하는 ETF들이 테슬라 종목을 일정 비중대로 담아야 하기 때문에 수급효과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서학개미들에게 너무나 친숙한 SPY가 대표적입니다. 이처럼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ETF로는 상위 10개의 자산규모만 8377억달러에 이릅니다.
테슬라 말고도 두 지수에 모두 편입된 종목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나스닥 시총 상위 기업들은 그 동안 형님격인 S&P500지수에 차차 편입이 됐는데요. 2019년엔 무선통신회사 T-모바일(TMUS)이 편입됐습니다. 엔비디아, 인텔과 반도체 제왕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AMD(AMD)가 2017년, 컴캐스트에 이은 미국 2위 케이블방송 업체 차터커뮤니케이션(CHTR)이 2016년 S&P500에 편입됐습니다. 2015년엔 최대 전자결제업체 페이팔(PYPL)이 S&P500에 이름을 올렸고요.
시가총액 규모로 상위권은 아니지만 IT서비스분야 나스닥 기업 CDW(CDW)도 2019년9월 S&P500에 편입됐습니다. 2018년엔 아날로그 반도체회사 맥심 인티그레이티드 프러덕츠(MXIM)와 온라인 자동차 경매회사 코파트(CPRT)가 각각 S&P500에 포함됐습니다.
나스닥 상위 기업 가운데 차기 S&P500 편입 후보는 어디일까요? 나스닥 상위 30개 종목 가운데 현재 S&P500에 포함되지 않은 종목은 4개뿐입니다. 없어서 못 판다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ASML),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핀둬둬(PDD)와 징둥닷컴(JD), 그리고 화상회의 소프트웨어기업 줌(ZM)입니다.
S&P500이 외국기업을 배제하는 분위기가 강화되는 만큼 줌이 유력할 것 같습니다.
테슬라의 S&P500 편입소식에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나스닥100 지수에도 12월21일 신규 6개 종목이 새로 편입됐습니다.
미국 11개주에 전기를 공급하는 아메리칸 일렉트릭파워(AEP), 데이터 저장장치와 네트워크 설비에 사용하는 시스템반도체업체 마블 테크놀로지그룹(MRVL), 틴더, 매치스닷컴, OK큐피드 등 데이팅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하는 매치그룹(MTCH), 클라우드 기반 사이버보안 솔루션을 제공하는 옥타(OKTA), 구독기반 홈트레이닝 장비를 선보인 펠로톤(PTON), 협업플랫폼에 강점이 있는 호주 소프트웨어기업 아틀라시안(TEAM)이 주인공입니다.
이들 종목이 편입되면서 바이오마린제약(BMRN), 시트릭스시스템즈(CTXS), 익스피디아그룹(EXPE), 리버티글로벌(LBTYA/LBTYK), 테이크투인터랙티브소프트웨어(TTWO), 울타뷰티(ULTA)는 나스닥100 지수에서 제외됐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재무상황이 안 좋아진 여행예약업체 익스피디아는 2014년에 이어 두 번째 퇴출을 당했네요.
게임 기획, 제작, 유통을 모두 담당하는 테이크-투인터랙티브(TTWO)는 2015년 나스닥100에 오른 뒤 2018년 S&P500에 잇따라 편입됐지만 안타깝게도 나스닥100에서는 제외되고 말았습니다.
나스닥100지수는 ‘네 마녀의 날’에 맞춰 매년 12월 재구성되는데요. 넷째주 월요일 장부터 신규 종목이 편입됩니다.
뿐만 아니라 분기마다 재조정을 하고 있는데요. 음료업체 큐리그 닥터페퍼(KDP)는 10월19일 웨스턴디지털코퍼레이션(WDC) 대신 나스닥100 지수에 올랐습니다. 닥터페퍼는 2018년 큐리그와 합병되면서 S&P 500에서 제외됐던 종목입니다.
코로나 백신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모더나(MRNA)는 코스타(CSGP)를 대체하고 7월20일 나스닥100 지수에 편입했습니다.
핀둬둬는 2018년 나스닥 상장한지 2년만인 지난 8월 나스닥100 지수에 편입됐습니다. 알리바바와 징둥닷컴이 지배해온 중국 전자상거래시장을 3분할로 재편하면서 시총 규모도 인텔에 이은 17위로 불었습니다.
전자서명시장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도큐사인(DOCU), 화상회의 소프트웨어업체 줌, 연속혈당측정시스템 덱스컴은 올해 2분기에 나스닥100 지수에 편입했습니다.
올해 나스닥100에 신규편입된 종목 가운데 1년 주가수익률 최강자는 모더나(538%) 줌(518%) 펠러톤(451%)입니다. 핀둬둬와 도큐사인도 각각 266%, 243%의 연간 수익률을 올렸습니다.
올해 S&P500에는 테슬라 외에도 엣시(ETSY), 캐털란트(CTLT), 테라다인(TER)(로고)이 지난 9월 편입됐습니다. 당시 테슬라가 편입될 것이란 기대감이 컸던 상황에서 이들 3개 기업이 이름을 올리면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주가 상승률도 훌륭합니다.
S&P500에 신규편입된 종목 가운데 연간 주가 상승률 최고는 단연 테슬라인데요. 무려 663%의 주가 상승을 기록했습니다. 테슬라 뒤를 이은 게 수공예품을 취급하는 전자상거래플랫폼 엣시입니다. 1년간 주가가 340% 급등하며 아마존과 차별화된 전자플랫폼 시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업체(CMO)인 캐털란트는 86% 상승했습니다. 일본 어드밴테스트와 함께 공정 테스트 장비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테라다인(TER) 주가도 1년새 71% 올랐습니다.
지난 5월과 6월에는 임상진단분야 강자 바이오래드 래보라토리스(BIO), 광학렌즈 원천특허기술을 보유한 미국 방산업체 텔레다인 테크놀로지스(TDY), 공공부문 소프트웨어업체 타일러 테크놀로지스(TYL), 주사제 의약품분야 강자 웨스트 파마슈티컬(WST), 도미노피자(DPZ) 그리고 덱스콤(DXCM)이 S&P500에 편입됐습니다.
연속혈당측정시스템을 제공하는 덱스콤은 비슷한 시기에 나스닥100지수와 S&P500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는데요, 최근 1년간 주가는 63% 상승했습니다.
주사제 의약품분야에서 웨어러블 등 혁신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웨스트 파마슈티컬 주가 상승률도 87%에 이릅니다.
올해 1월에 편입된 온라인 급여 및 인적 자원 기술 제공 업체 페이콤(PAYC)는 1년 동안 주가가 75% 올랐습니다. 수영장 용품 및 장비 업체 풀코포레이션(POOL)도 지난 10월 편입됐는데요. 1년 주가 수익률이 75%에 달합니다.
올해 양대 지수의 신규편입된 종목들의 주가상승률을 비교하면 나스닥100의 승리입니다. 이번 팬데믹 상황에서 언택트 기술주가 각광을 받은 영향입니다.
지수 전체 성과로도 나스닥 100이 우세합니다. 나스닥100을 추종하는 인베스코 QQQ ETF는 팬데믹상황에서 사상 처음으로 순자산 규모 1000억달러를 돌파해 현재 1500억달러 수준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SPY는 팬데믹 상황에 330억달러 순유출이 발생하면서 3200억달러 자산규모로 줄었습니다.
연초 이후 수익률(12월23일 기준)을 보더라도 QQQ가 43%, SPY 14%로 나스닥100 승입니다. 지난 12년 가운데 10년간 나스닥 100이 S&P500 수익률을 앞질렀습니다
내년 상황은 어떨까요? 기술주 고평가 논란과, 언택트대신 컨택트 주도상황이 이어진다면 나스닥100은 심한 변동성을 겪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테슬라 효과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도 있는데요. 나스닥100지수 전체 시총 가운데 테슬라 시총의 비중은 3.59%에 달합니다. 반면 S&P500 지수에선 1.87%로 낮고요. 테슬라 주가가 꺾일 때 나스닥100 지수가 더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죠.
하지만, 경기회복에 따른 주식시장 활황이 전개된다면 대형 성장주 중심의 나스닥100 지수가 훨씬 높은 성장성을 보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내년 경기회복에 베팅 한다면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과 함께 나스닥100 지수를 분산 투자하는 것도 방법일 것 같습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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