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산기업인이 꼽은 최대 이슈는 '김해공항 확장안 백지화'

입력 2020-12-29 09:49  

올해 기업을 괴롭힌 최대 주범은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부진과 투자 위축’
2021년 새해 가장 힘써야 할 현안은 ‘가덕신공항 건설’
차기 시장이 갖추어야 할 최고 덕목은 ‘현안 추진과 공약 이행 열정’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바이러스의 일격으로 속에서 기업인들은 올 한해 부산경제와 기업을 달군 최대 이슈와 2021년 쟁점이 될 지역의 새로운 화두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부산상공회의소(회장 허용도)는 29일 부산지역의 주요 기업인 100명을 대상으로 관련 내용을 물은 ‘2020 부산경제 이슈 분석 및 2021 부산의 화두는?’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조사에 따르면 올해 지역을 달군 최대 이슈로 기업인들은 ‘김해신공항 백지화’ 를 꼽았다. 응답 기업인 100명중 54.2%가 이를 지역 최대 이슈로 선정했다. 신공항이 기업인의 입장에서도 가장 큰 비즈니스 이슈라는 것을 보여준다.

2위는 응답기업인 17.8%가 꼽은 ‘부산시정 공백’ 이었다. 오거돈 부산시장의 성추행으로 인한 중도 사퇴는 부산시민뿐만 아니라 기업인들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과 실망감을 안긴 것으로 풀이된다.

3위는 11.2%를 차지한 ‘부동산 조정지역 재지정’ 이었다. 최근 부산지역 대부분이 조정지역에 포함됨에 따라 내수경기의 바로미터인 부동산 시장의 침체에 대한 기업인의 우려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그 외 코로나사태의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지역 관광산업 붕괴’와 ‘부산형 뉴딜 사업’, ‘지역화폐(동백전) 발행’ 등이 주요 이슈로 뽑혔다.

올해 지역 기업을 가장 괴롭혀 온 것에 대한 질문에도 응답기업인 33%가 코로나19로 촉발된 ‘소비 부진과 투자 위축’ 을 최대 경영애로로 선택했다. 다음은 ‘근로시간 단축을 포함한 노동정책 강화’가 18.3%로 2위에 꼽혔다. 16.5%가 응답해 3위를 차지한 ‘대외수출 환경 악화’도 코로나19의 영향임을 감안하면, 올해 지역기업의 최대 근심거리는 코로나19였다는 것이 분명해진다.

이런 코로나19가 지역 기업에 가져온 변화된 경영환경 1순위는 역시 ‘비대면, 언택트 비즈니스’ 로, 응답 기업인중 50%가 선택했다. 코로나19로 기존의 비즈니스 방식을 강제로 바꿀 수밖에 없었던 기업인들의 애로가 엿보인다고 상의는 분석했다.

2위는 25%를 차지한 ‘재택, 원격 근무환경의 변화’ 였다. 3위는 ‘기업 재무, 회계 전략 변화’( 15.4%)라고 기업인이 응답했다. 상의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촉발된 경영환경의 변화가 포스트 코로나 시기에는 더욱 가팔라진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지역기업들이 변화된 산업생태계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발 빠른 대응이 시급하다는 것을 반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2021년 기업경영에 가장 큰 영향을 줄 변수는 ‘포스트 코로나’였다. 28.4%의 기업인이 이를 꼽아 내년 기업 경영에 있어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기업인들도 최근 개발된 백신이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접종이 시작되면서 백신이 가져올 집단 면역 효과가 얼마나 빨리 가시화되느냐를 글로벌 시장 회복의 관건으로 봤다.

2위는 ‘주 52시간 근무제의 본격 시행’ 으로 26.7%의 기업인이 우려를 표시했다. 올해로 300인 미만 기업에 대한 주 52시간 근로제의 유예기간이 만료되면서 내년에는 5인 이상의 모든 기업이 적용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미처 제도시행을 준비하지 못한 많은 기업들이 큰 경영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으로는 ‘기업규제 3법’과 ‘미중 무역분쟁 등 보호무역주의’가 각각 12.9%, 12.1%로 3위와 4위를 차지했다.

기업인이 생각하는 내년도 부산이 가장 힘써 추진해야 할 1순위 현안은 ‘가덕 신공항 건설 추진’ 이었다. ‘가덕 신공항 건설 추진’은 응답수와 순위별 가중치를 합산한 점수에서 531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여야 모두 가덕신공항 건설 특별법을 발의한 가운데 시장 보궐선거 등 지역 정치 일정과도 맞물리면서 기업인들의 기대 역시 높은 것으로 보인다.

2위는 합산점수 385점을 받은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 이었고, 3위는 ‘2030 부산월드엑스포 유치’로 354점을 받았다. 다음으로는 ‘부산형 복합리조트 건립 추진’과 ‘통합 저비용항공사(LCC) 본사 유치’가 각각 4위와 5위를 차지했다.

내년 시장 보궐 선거를 앞두고 지역 기업인들은 차기 시장이 갖추어야 할 최우선 덕목으로 응답기업인 34.2%가 ‘현안 추진과 공약 이행에 대한 열정’을 1순위에 올렸다. 이는 2021년 주요 추진 현안을 묻는 질문에서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제외한 거의 모든 현안에서 추진 성과와 대응 현황에 대한 평가점수가 보통(3점) 이하로 나타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다음으로는 ‘기업 친화적 시정’이 17.5%로 2위에 올랐고, ‘기업환경 개선의지’ 16.7%, ‘정책 전문성’ 12.5%, ‘일자리 창출 등 경제 재도약 의지’ 10.8%, ‘시정 민주성, 투명성’ 6.7% 등이 뒤를 이었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이번 조사를 통해 올해 기업인의 애로사항과 내년에 대한 구상 등을 큰 틀에서 파악한 만큼 내년에는 기업인들이 기업경영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세밀한 지원방안을 마련하겠다”며 “2021년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위한 정책과제 제안에도 이를 적극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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