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조 충남지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에도 마스크를 끼지 않은 채 지지자 모임에서 인사하는 등 구설에 오른 뒤에도 또 다시 사적모임을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공식·비공식 모임을 중단하고 일정을 조정하겠다던 도의 해명과 달리 이번엔 수도권 향우회 모임에 참석해 비난이 일고 있다.
양 지사는 지난 21일 인천의 한 호텔에서 열린 충남 지역 출신 인사들의 모임에 참석했다. 최소 7~8명의 참석자들은 호텔 안에서 식사를 하고 차를 마셨다. 향우회가 열린 당일 수도권인 인천은 지난 8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 중이다. 시는 지난 달부터 시 전역에 소모임 자제를 강력히 권고한 상황이었다. 양 지사가 인사말을 하는 도중 한 참석자는 마스크까지 벗고 있었다.
인천시 생활방역팀 관계자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행정조치 대상이고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서는 음식이나 개인 위생활동을 제외하고는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한다”며 “비말 차단 칸막이가 있어도 마스크 착용은 필수다”고 말했다.
양 지사는 코로나19로 엄중한 시국에 지난 12일과 13일 연달아 지지자 모임에 참석해 논란을 빚은 직후 공식 및 비공식 모임을 취소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지난 22일 송년 기자회견에서는 직접 사과하기도 했다. 그런데 양 지사가 사과하기 하루 전에도 향우회 모임에 간 것이 드러난 것이다.
양 지사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으로 1000명을 넘어 1030명을 기록한 지난 13일 충남 공주의 한 식당에서 양 지사의 지지자 모임인 일명 ‘양대산맥’ 발대식에 참석해 논란이 일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직접 주재해 국민들에게 일상적인 만남과 활동을 멈춰 달라고 호소했다. 양 지사는 하루 전인 지난 12일에도 천안 쌍용동의 한 식당에서 지지자 수십 명이 마련한 송년의밤 행사에서 마스크를 벗고 발언을 했다가 구설에 올랐다.
충청남도 비서실 관계자는 “양 지사가 청와대 정무수석과 비서실장을 만나 서해선 직결 등 충남의 현안사업을 논의하고 돌아오는 길에 현안 사업에 대한 협조를 구하기 위해 출향인사들을 만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충남을 응원하는 분들과 소통하기 위한 관리 차원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홍성=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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