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왕숙~강남역 45분…고양 창릉~서울역 10분이면 간다

입력 2020-12-29 17:38   수정 2021-01-06 18:21

경기 남양주 왕숙지구와 고양 창릉지구는 3기 신도시 가운데 각각 첫 번째와 두 번째로 규모가 큰 곳이다. 정부가 이들 지역에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역 추가, 지하철 9호선 연장, 도시철도 고양선 신설 등 광역 교통망을 대거 확충하기로 했다. 사업이 마무리되면 서울역까지 GTX를 이용해 남양주 왕숙에선 25분, 고양 창릉에선 10분이면 이동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서울 도심과 강남 접근성이 크게 높아져 신도시뿐 아니라 주변 지역까지 혜택을 볼 전망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신도시 조성을 둘러싼 주민 반발과 환경 문제 등으로 인해 교통 개선책이 계획대로 실행될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남양숙 왕숙까지 9호선 연장
두 개의 택지(1, 2지구)로 구성된 남양주 왕숙지구는 1134만㎡ 규모로 3기 신도기 중 가장 크다. 3기 신도시 전체 17만3000가구의 38%인 6만6000가구가 들어선다. 입주가 완료되면 16만5000여 명이 거주하게 되지만 GTX-B 노선을 빼면 별다른 교통망 계획이 없었다. 정부가 총 1조5032억원을 투입해 강남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9호선 연장을 결정한 이유다.

현재 9호선은 4단계 연장(서울 중앙보훈병원~강동)이 2027년까지 끝날 예정이다. 여기에 강동에서 하남을 경유해 남양주까지 9호선을 늘리기로 했다. 왕숙1, 2지구에는 경춘선 역사와 경의중앙선 역사도 각각 신설된다. 왕숙1지구에 새로 들어서는 경춘선역에선 GTX-B 노선으로 환승할 수 있게 된다. 8호선 연장선인 별내선을 진접선과 만나도록 연장하는 방안도 마련됐다.

지하철 외 지상 도로망도 여럿 확충된다. 올림픽대로를 확장하고 강일나들목(IC)엔 우회도로를 만든다. 강변북로에는 중앙분리대를 활용한 버스 통행 체계를 도입해 왕숙~강변 이동 시간을 30분가량 단축하기로 했다. 한강변 교통수요 분산을 위한 한강교량 신설도 추진한다. 교통대책이 실현되면 왕숙지구에서 서울역까지 45분, 강남역까지 70분가량 소요되는 통행 시간이 서울역 25분, 강남역 45분으로 줄 것으로 예상된다.
창릉에는 고양선 신설·GTX 정차
고양 창릉지구(3만8000가구)에선 16개 교통 사업에 2조2000억원이 들어간다. 이 중 1조4000억원이 서울 은평구와 고양 도심을 연결하는 고양선 건설에 쓰인다. 고양선은 지하철 6호선 새절역에서 고양시청을 잇는 노선이다.

GTX-A 노선의 창릉역 신설도 추진된다. 기존에 계획된 대곡역과 연신내역 사이에 정거장을 한 곳 추가하는 것이다. 이미 공사가 진행 중인 GTX-A 노선은 2023년 개통이 목표다. 창릉역이 들어서면 서울역이나 삼성역으로 환승 없이 한 번에 출퇴근이 가능해진다.

서울 접근성 개선을 위해 서오릉로를 확장하고 일산~서오릉로 연결도로를 새로 만든다. 교통수요 분산을 위해 중앙로~제2자유로 연결도로도 신설하기로 했다. 이 같은 교통대책이 실현되면 창릉지구에서 서울역까지 현재 40분에서 10분으로, 여의도까지는 50분에서 25분으로 소요 시간이 줄어들 것으로 국토교통부는 예상했다.

지난 5월 광역교통개선대책이 확정된 또 다른 3기 신도시인 하남 교산과 과천 과천지구는 실시설계 착수 등 후속절차를 진행 중이다. 내년부터 사업별 인허가 절차가 추진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인천 계양, 부천 대장지구가 30일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심의를 받으면 3기 신도시 광역교통개선대책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업비와 주민 반발 등이 변수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광역교통개선분담금 등을 투입하는 3기 신도시 교통대책은 공공기관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계획이 확정된다. 경제성을 따지는 재정 사업과 비교하면 절차가 빠른 편이다. 그러나 사업 일정이 정부 발표대로 순조롭게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사업비 문제와 주민 반발, 환경 문제 등이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3기 신도시 발표 이전부터 계획된 GTX 노선조차 강남 등에서 정차역 등을 두고 주민 반발이 커지면서 착공 시기가 차일피일 밀리고 있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학과 교수는 “2기 신도시인 위례신도시의 핵심 교통망인 위례신사선은 2008년 사업이 확정됐지만 계속 미뤄지다가 2022년에야 첫 삽을 뜰 예정”이라며 “3기 신도시 대책 역시 진행 과정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형진/장현주 기자 withmol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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