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확인된 '개미'들의 저력…7000억어치 쓸어 담은 종목은? [이슈+]

입력 2020-12-30 11:24   수정 2020-12-30 12:59


'개미(개인투자자)'들의 저력이 또 한 번 확인됐다. 배당락일을 맞은 국내 증시에서 무려 2조1969억원이라는 역대 두 번째에 달하는 규모의 주식을 장바구니에 쓸어 담았다. 개미들은 증시 대장주(株)인 삼성전자를 7068억원어치 쇼핑했다. 삼성전자의 향후 실적과 업황 개선으로 인한 주가 상승에 베팅한 것으로 풀이된다.
2조1969억 쓸어 담은 개인…올해 들어 두 번째 큰 규모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배당락일이었던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2조1969억원 순매수에 나섰다. 지난 11월30일 2조2205억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올해 국내 증시에서 개인가 일별 매매 기준 2조원 이상을 순매수한 날은 단 이틀뿐이다.

범위를 전체 시장(코스피·코스닥·코넥스)으로 확대해보면 개인들은 전날 국내 증시에서 가장 많이 사들였다. 전날 순매수액은 총 2조4692억원으로 지난 11월30일 기록한 2조4329억원보다 약 370억원 가량 더 많다.

전날은 배당락일로, 배당을 받을 수 있는 기준일(배당기준일)이 지나 배당금을 받을 권리가 없어진 날을 말한다. 통상 배당락일에는 주가가 하락한다. 배당받을 권리가 사라진 주식을 들고 있을 이유가 없어 매도에 나서서다.

거래소는 올해 현금배당락 지수를 직전일 종가보다 44.27포인트(1.58%) 낮은 2764.33으로 추산했는데, 배당락지수는 감안했을 때 전날 코스피는 실질적으로 2.03% 상승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중에 유동성이 여전히 풍부한 상황에서 직전일 개인 대주주 양도소득세와 관련된 부담이 해소됐고, 배당락에 따른 착시효과로 가격 매력이 부각되면서 개인들의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됐다"고 판단했다.

개미들의 PICK…대장주 삼성전자
유가증권시장에서 역대 두 번째로 큰 순매수에 나선 개미들은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로 7068억원어치 사들였다. 이날 전체 유가증권시장 개인 순매수 금액의 32%에 달하는 금액이다.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4815억원, 2487억원 팔아치웠는데 이들이 판 물량을 대부분 개인이 받은 것이다. 배당락보다는 향후 삼성전자 주가에 베팅한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 삼성전자에 대한 주가 전망도 밝다. 이익 증가는 물론 매출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서다. KB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매출은 2013~2020년까지 무려 7년 동안 정체돼 있었다. 반면 해당 기간 이익은 급증했다. 이익률만 높은 것은 불완전한 성장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매출액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증권사 이은택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의 매출 추정치가 8년 만에 상승하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이미지센서 등 신사업 진출에 나서면서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반도체 슈퍼 사이클(장기 호황)이 기대된다는 점도 삼성전자 매수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지목된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통한 세계 교역 회복으로 메모리 사이클이 호황을 맞을 것"이라며 "신흥국 시장과 메모리 업종에 대한 수급도 개선돼 삼성전자 주가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국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가 9만원대까지 오를 것이라고 봤다. 가장 높은 목표주가를 낸 곳은 대신증권 케이프투자증권 DB금융투자로 9만5000원을 제시했다. 한화투자증권·KB증권(9만2000원) 현대차증권(9만1000원) 등 다수의 증권사들이 목표주가 9만원대를 내놓았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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