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체가 담보없이 신용으로만 빌려준 돈이 최근 2년간 4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법정 최저금리 인하로 수익성이 떨어지자 ‘급전 신용대출’에서 손을 떼고 아파트 등 부동산 담보 대출 시장으로 뛰어든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상반기 대부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부업계가 6월말 현재 대부업계 대출잔액은 15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9000억원(5.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부업 대출잔액은 2018년 6월말(17조4000억원)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대출 감소세는 신용대출이 주도했다. 2018년 6월말 12조7000억원이었던 신용대출 잔액이 올해 6월말에는 7조8000억원으로 38.5% 급감했다. 2018년 2월에는 법정최고 금리가 연 27.9%에서 연 24%로 하향 조정됐다. 반면 같은 기간 담보 대출은 4조7000억원에서 7조2000억원으로 53.1% 늘어났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최고금리 인하 이후 일본계 대형 대부업자의 신규 대출 중단했고 저축은행을 인수한 대부업자도 영업을 축소했다”며 “정책서민금융 공급 확대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최고금리 인하로 대부업체들이 저신용층에 대한 신용대출을 외면하고 사업성이 좋은 주택담보대출에 집중한 결과로 설명한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최고금리 수준을 고려할 때 지금 수준에서는 신용대출을 이어가기 어려운 구조”라며 “최고금리가 내년 하반기에 연 20%로 줄어들면 담보대출에 집중하는 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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