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백신의 임상을 시작했습니다. 정부와 보건당국의 지원만 뒷받침되면 늦어도 내년 3분기엔 국산 백신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강창율 셀리드 대표(사진)는 30일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동물실험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이틀 만에 완전히 사멸되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 대표는 2006년 서울대 바이오벤처로 셀리드를 세웠다. 주요 연구개발(R&D) 분야는 항암면역백신이다. 주요 플랫폼 기술로 ‘셀리백스’를 보유했다. 항원제시세포(T세포를 자극하는 세포)에 면역반응을 불러일으키는 항원의 유전정보를 넣은 뒤 다시 면역증강물질을 결합시킨 플랫폼이다.
강 대표는 “여기서 항원을 용의자의 몽타주에 비유할 수 있다”며 “항원(몽타주)을 전달해 우리 몸의 가장 강력한 면역세포인 T세포가 암세포나 바이러스를 잡도록 한 원리”라고 했다. 그는 “지금껏 항암 백신 개발을 위해 암세포 항원을 넣던 자리에 코로나바이러스 항원을 대신 넣은 것이 지금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가 개발 중인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존슨앤드존슨) 등이 개발 중인 백신과 비슷한 바이러스 벡터 방식이다. 메신저 리보핵산(mRNA) 기반인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이 두 번 접종해야 하는 것과 달리 한 번만 맞으면 되도록 개발 중이다. 상온 유통도 가능하다. 강 대표는 “두 번 접종하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는 것은 물론 접종과 유통에 들어가는 비용도 낮출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빨리 백신을 내놓은 모더나와 화이자가 지금은 주목받고 있지만 효능이 더 좋은 백신들이 내년에 출시되면 판도가 바뀔 수도 있다”고도 했다.
셀리드는 최근 임상1·2a상을 위한 임상 참가자 선별 작업에 들어갔다. 총 150명을 모아 진행하는 것이 목표다. 임상 2·3상은 1500명 내외로 준비 중이다. 글로벌 제약사 등에 비해 임상 규모는 작지만 이미 개발된 외산 백신에 비해 효능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입증해 긴급사용승인을 받겠다는 게 목표다. 강 대표는 “국산 대상포진 백신 또한 이 같은 방식으로 시판허가를 받은 사례가 있다”며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는 일본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백신 품귀 현상이 예상되고 있어 우리가 개발 중인 백신이 설 자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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