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자동차용 전선사업을 대대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올 하반기 충남 당진과 예산에 있는 공장에 약 100억원을 투입해 생산능력을 종전 대비 30% 확충했다.
서명환 대원전선그룹 회장(사진)은 30일 한국경제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외형보단 내실을 다지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겠다는 것이다. 그는 “잘하는 사업의 경쟁력은 더욱 강화하는 한편 경쟁력 없는 분야는 덩치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했다.
대원전선은 국내 자동차 전선 시장의 1위 기업이다. 대원전선이 자동차용 전선 생산능력을 확충한 건 전기차와 수소차 시대를 대비해서다. 친환경 자동차 보급이 확대될수록 자동차 전선 수요도 늘어난다.
서 회장은 “전기차는 내연기관이 없을 뿐인데 전선까지 줄어들거나 없어지는 것으로 잘못 아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그는 “자동차에서 전선은 배터리 동력을 곳곳에 전달하는 핵심 기능을 한다”며 “배터리 위치가 기존 자동차와 달라지면서 오히려 전선의 부가가치는 더 높아지게 됐다”고 강조했다.
전기차와 수소차에는 더 굵고 긴 전선이 들어가기 때문에 자동차 전선업체에도 호재라는 얘기다. 기존 자동차에 들어가는 전선은 700~800m 정도인데 전기차에는 약 1㎞가 투입된다. 모델에 따라 기존 차량보다 30~40% 더 많은 전선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대원전선은 현대·기아자동차를 비롯한 여러 국내 완성차업체에 자동차용 전선을 공급하고 있다.
글로벌 전선기업인 넥상스 한국 지사의 국내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점도 대원전선에는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넥상스코리아는 지난해부터 국내 자동차 전선 시장에서 공급 물량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줄어든 물량을 대원전선이 흡수한 것도 올해 생산능력을 늘린 이유 중 하나라는 게 서 회장 설명이다.
이 같은 업황을 반영해 2021년 경영 계획은 ‘112’에 초점을 뒀다. 올해 대비 매출과 생산량은 10%씩, 이익은 20% 늘리겠다는 의미다. 서 회장은 “내년 회사 성장은 자동차 전선이 견인할 것”이라며 “친환경 자동차 시장이 커질수록 대원전선 기업 가치도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1969년 설립된 대원전선은 대한전선, LS전선에 이어 국내에서 세 번째 오래된 전선업체다. 건설업을 하던 서 회장이 1999년 인수해 600억원대 매출 회사를 약 4000억원(2019년 기준) 규모로 키웠다. 대원전선과 대명전선, 대원FMI, 금성실업, 금원전선, 신대원에너지, 갑도물산, 대원홀딩스 등 총 8개 회사로 이뤄진 대원전선그룹 전체 매출은 5000억원을 넘는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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