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1000명이 사는 마을이라면, 지난 한 해 한국은 어떤 모습일까. 지난 1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지워버린 한 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경닷컴 뉴스랩은 2020년을 마무리하면서 이케다 가요코의 저서 '세계가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에서 인용한 통계와 같은 형태로 대한민국을 1000명이 사는 마을이라고 가정하고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들여다봤다.
1000명이 사는 그 마을에는 매년 4~5명 가량이 태어나고 사망한다. 520명 가량은 직장은 다닌다. 그중 자영업자가 101명이었는데 1명이 올해 문을 닫았다. 25명은 일자리를 찾겠다며 돌아다니지만 여전히 무직 상태다. 마을에서 총 34명이 범죄를 저질렀고, 이중 2명은 음주운전으로 걸렸다. 또 다른 2명은 보험 사기를 저질렀다. 올해 1명의 코로나 확진자가 생겨났다.
코로나19 급증세에 올해 1000명 가운데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1명으로 확인됐다. 또 79명은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자는 0.2명이다.
최근에는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전파 우려까지 커지고 있어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중 자영업자 감소가 눈에 띄었다.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자는 106명이다. 이는 전년 보다 1명 하락한 수준이다. 코로나19 타격으로 인해 소상공인 1명은 장사를 접은 셈이다.
이렇듯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올해 구직 활동은 했지만 실패한 실업자는 25명이었다. 전년 보다 3명 늘어난 수치다.
상황이 이렇자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 것이라고 판단해 구직 활동은 접는 사람(비경제활동인구)은 328명에 달하고 있다. 이중 잠재적 실업자로 간주되는 '쉬었음' 인구는 48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구직단념자도 13명이나 됐다.
이에 주식 개인 투자자는 120명으로 나타났다. 국민 9명 중 1명은 주식 투자를 하는 셈이다. 투자자 열풍을 반영하듯, 최근 코스피 지수는 4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공급 부족으로 최고가 릴레이를 이어가고 있는 주택 시장도 활황으로 보인다. 주택을 소유한 사람이 277명으로 나타났다. 4명 중 1명은 주택 소유자란 뜻이다. 주택 보유자 수는 전년 보다 6명이나 늘어났다.
올해 '패닉 바잉'(공황 구매) 효과까지 반영되면, 이 수치는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주택을 2채 이상 소유한 다주택자는 44명이었다.근로자 중 억대 연봉자는 16명 정도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보다 1명 늘어난 수준이다. 전반적으로 경기가 어려워진 가운데, 더 많은 부자가 생긴 셈이다.
일용근로소득자는 143명이었고, 외국인 근로자는 11명으로 나타났다.
사기는 7명이었고, 그중 보험 사기만 2명이다. 폭행은 4명, 절도와 특별경제범은 각각 2명, 상해는 1명이다. 이밖에 기타 범죄자는 10명이다.
서울·경기에만 인구 절반 몰려
다음으로 부산·경남이 각각 65명, 인천 57명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경북 52명, 대구 47명, 충남 42명, 전북·전남 각각 35명, 충북 31명, 강원·광주·대전 각각 29명, 울산 22명, 제주 13명, 세종 7명 순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사망자수가 4.9명으로 출생아수를 앞질렀다는 사실이다. 태어나는 아이는 줄고, 사망자 수가 늘면서 연간 인구 자연 증가분이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반면 이혼은 1.7명으로 전년(1.8명) 대비 소폭 줄었다. 코로나19로 인해 가족 간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진 덕에 가족 관계가 개선됐거나, 법원 소송 지연 탓으로 이혼이 줄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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