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가고 영화는 돌아올 것이다"…4대 배급사 영화 라인업

입력 2021-01-01 07:27   수정 2021-01-01 13:13


"우리가 이전 세상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말하지만 친구들에게 나는 항상 똑같은 말을 한다. 코로나19는 사라지고 영화는 돌아올 것이라고."

'기생충'으로 한국영화의 위엄을 떨친 봉준호 감독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는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곧 한발 물러설 것이라 확신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영화계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셧다운 수준에 이르렀다. 코로나19 감염 공포로 영화관을 향한 발길이 뚝 끊겼다. 2020년 총 관객수는 고작 5945만 명. 영화진흥위원회의 공식 집계가 시작된 2004년(6925명)에도 미치지 못한다.

한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에서 2021년의 해는 떴다. 지난해 개봉을 목표로 했던 영화들이 올해 몰리면서 볼 만 한 영화들이 관객 맞이를 준비 중이다. 국내 4대 배급사가 준비한 주요 영화 라인업을 모아봤다.
◆ 연기된 대작들이 쏟아진다…CJ엔터테인먼트

CJ엔터테인먼트는 먼저 '믿고 보는 배우' 공유와 박보검의 영화 '서복'(감독 이용주)로 출발할 예정이다. 이 작품은 지난해 12월 개봉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3차 유행이 번지면서 미뤄졌다.
영화 '서복'은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 ‘서복’을 극비리에 옮기는 생애 마지막 임무를 맡게 된 정보국 요원 ’기헌’(공유)이 ‘서복’(박보검)을 노리는 여러 세력의 추적 속에서 특별한 동행을 하며 예기치 못한 상황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다. '건축학개론' 이용주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배우 공유, 박보검, 조우진, 장영남, 박병은 등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해운대', '국제시장' 등으로 전국민의 사랑을 받은 윤제균 감독이 오리지널 뮤지컬 '영웅'을 영화화했다. '영웅'은 1909년 10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일본 법정의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준비하던 때부터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까지, 잊을 수 없는 마지막 1년을 그린 영화다. 오리지널 캐스트인 배우 정성화가 '영웅'에서 다시금 안중근으로 분해 열연할 예정이다. 올 여름 개봉 예정.

박찬욱 감독의 신작 '헤어질 결심'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주연은 무려 중국 톱 배우 탕웨이와 박해일이다.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를 만난 뒤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갖게 되며 시작되는 이야기다. '영화 '아가씨'(2016)와 영국 드라마 '리틀 드러머 걸'(2018) 이후 선보이는 '헤어질 결심'은 '친절한 금자씨'(2005)부터 '아가씨'까지 박 감독과 함께 해 온 정서경 작가와 공동 집필한 오리지널 시나리오다.

이선균, 주지훈 주연의 '사일런스'도 기대작 중 하나다. '굿바이 싱글'의 김태곤 감독이 연출하고 김용화 감독이 제작자로 나섰다. '사일런스'는 짙은 안개 속 붕괴 직전의 공항대교에 고립된 사람들이 예기치 못한 위협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재난 영화다.

설경구는 CJ엔터테인먼트에서 두 편의 영화를 선보일 예정이다. 사회성 짙은 작품을 선보인 정지영 감독의 영화 '소년들'과 '독전' 이해영 감독이 연출을 맡은 일제강점기 스파이물 '유령'을 통해서다. 이외에도 영화 '보이스', tvN 드라마 스핀오프 '방법:재차의'(가제) 등 장르물도 준비 중이다.
◆ 신선도 높은 작품들로 중무장 NEW

신선한 소재와 독특한 설정으로 관객을 매료시켜온 NEW도 풍성한 작품들을 준비했다.

영화 '기생충'에서 '제시카'로 전세계 관객들의 이목을 끌었던 박소담이 차기작 ‘특송’(감독 박대민)으로 돌아온다. '특송'은 돈만 된다면 무엇이든 배송하는 성공률 100%의 드라이버 '은하'(박소담)가 자신의 열살짜리 아들을 만나게 되며,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면서 펼쳐지는 범죄액션물이다. 송새벽, 김의성의 호흡을 맞추고 '기생충'에서 과외를 했던 박 사장 부부의 아들 다송 역의 정현준도 출연한다.

황정민은 영화 '인질'(감독 필감성)으로 새로운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황정민은 '인질'에서 사상 최악의 인질 사건에 휘말린 배우 황정민 역을 맡았다. 그는 "인질과 인질범, 그리고 그들을 쫓는 경찰들의 추격까지 보는 내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몰입도와 긴장감을 주는 작품"이라고 말해 기대감을 자아냈다.

류승룡, 오나라, 김희원, 이유영, 성유빈, 무진성 등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출동하는 영화는 배우 조은지의 연출작 '입술은 안돼요'(가제)다. 이 영화는 7년째 슬럼프에 빠진 베스트셀러 작가 현 앞에 천재 작가지망생 유진이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코미디다. 조은지는 단편 '2박 3일'으로 제16회 미쟝센 단편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하며 연출력을 인정 받았고, 이 작품을 통해 장편으로 데뷔하게 됐다.

김다미, 전소니의 영화 '소울메이트', 이성민, 이희준 주연의 '핸섬가이즈', 박훈정 감독의 '마녀2'도 라인업에 올라있다.
◆ 이순신의 힘으로 코로나 극복…롯데엔터테인먼트

롯데엔터테인먼트는 걸출한 액션, 블록버스터 장르를 라인업에 포함했다. 총제작비 240억 원을 투입한 류승완 감독의 '모가디슈'는 텐트폴 영화 중 하나다. 이미 모로코에서 촬영을 마치고 지난해 여름 개봉을 노렸지만 2021년에 개봉 예정이다. 1990년대 소말리아 내전에 고립된 남북대사관 공관원들의 생사를 건 탈출 실화를 그렸다. 김윤성, 조인성, 허준호가 출연했다.

'명량'의 김한민 감독이 이순신 3부작 중 두 번째 '한산:용의 출현'을 내놓는다. 이 영화는 1761만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신기록을 수립한 영화 '명량'의 5년 전 이야기를 다룬다. 1592년부터 1598년에 이르는 임진왜란 개전 후 왜군과의 첫 번째 전면전이 담겼다. 캐스팅은 연기 잘 하기로 소문난 신구배우들이 총집합했다. 박해일, 변요한, 안성기, 손현준, 김성규, 김성균, 김향기, 옥택연, 공명 등이 이름을 올렸다.

2014년 여름 개봉해 866만 관객을 동원하며 전국을 시원하게 사로잡은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이 화려한 볼거리와 어드벤처로 무장해 '해적:도깨비 깃발'로 돌아온다. 이 영화는 조선의 건국 이후 흔적도 없이 사라진 고려 왕실의 마지막 보물을 차지하기 위해 바다로 모여든 이들의 짜릿하고 통쾌한 이야기를 그린 코믹 액션 어드벤처다. 강하늘, 한효주, 이광수, 세훈, 채수빈, 권상우 등이 출연했고 '쩨쩨한 로맨스' '탐정: 더 비기닝'으로 감각 있는 코미디 연출력과 흥행성을 입증한 김정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기대감을 배가시킨다.

1970∼2000년대 귀에 익은 대중가요를 엮은,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주크박스 뮤지컬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도 코로나19 연기 끝에 2021년 개봉을 노리고 있다. 드라마 '국가부도의 날'을 만들었던 최국희 감독이 연출을 맡고, 지난해 최고 흥행작인 영화 '극한직업'과 드라마 'SKY 캐슬'을 이끈 류승룡과 염정아가 부부로 만났다. 학창시절 첫사랑을 찾아달라는 생일선물을 요구한 아내, 그런 아내와 동행하게 된 남편의 이야기다.

이동욱, 임수정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인 '싱글 인 서울'(감독 박범수), 김향기, 류현경, 염혜란이 출연하는 영화 '아이'(감독 김현탁), 소지섭, 김윤진 주연의 범죄물 '자백'(감독 윤종석 분)도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 최민식·송강호·박신양·마동석…매력남주 총출동 한 쇼박스


쇼박스의 경우 코로나19 여파로 연기된 굵직한 영화들이 2021년 라인업에 올라있다. '타워' 김지훈 감독이 차승원과 손을 잡고 만든 '싱크홀'도 눈 여겨볼 만 하다. 영화는 11년 만에 마련한 내 집이 싱크홀로 추락하며 벌어지는 재난 코미디물이다. 차승원이 홀로 아들을 키우며 밤낮으로 고군분투하는 청운빌라 주민 정만수를 연기했고, 김성균이 내 집 마련 꿈을 이뤘지만, 집과 함께 싱크홀에 갇히게 되는 비운의 가장 박동원 역을 맡았다. 이광수가 직장 상사 박동원과 함께 싱크홀에 갇히게 되는 후배 김승현 역을 연기했다.

장르를 불문하고 선 굵은 연기를 선보였던 최민식과 신예 김동휘는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감독 박동훈)를 통해 만났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신분을 숨긴 채 자사고 경비원으로 살아가는 탈북한 천재 수학자 '학성'과 수포자 고등학생 지우가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최민식은 자사고 경비원으로 살아가는 탈북한 천재 수학자 학성으로 분한다.

박신양은 이민기와 함께 오컬트 영화 '사흘'(감독 현문섭)에 출연해 주목도를 높였다. '사흘'은 딸의 장례를 치르는 사흘간 죽은 딸의 심장에 깃든 악령이 살아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리는 오컬트 장르물이다.

신민아, 김해숙 주연의 영화 '휴가'(감독 육상효), 라미란, 공명, 염혜란이 출연하는 영화 '시민덕희'(감독 박영주), 설경구, 박해수, 양동근이 합류한 영화 '야차(가제)' (감독 나현)도 이목을 집중시킨다.

쇼박스의 최대 기대작 '비상선언'(감독 한재림)도 올해 관객을 맞을 예정이다. 200억이 넘는 제작비가 투입된 '비상선언'은 사상 초유의 재난 상황에 직면해 무조건적인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를 두고 벌어지는 항공 재난 영화다.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박해준 등이 출연했다. 코로나19로 한때 촬영이 중단되는 곡절도 겪었다.

충무로에서 유일무이한 캐릭터를 맡고 있는 배우 마동석은 영화 '압구정 리포트'(가제)로 돌아온다. '압구정 리포트'는 가진 건 오지랖뿐인 압구정 토박이 대국(마동석 분), 믿을 건 실력뿐인 까칠한 성형외과 의사 지우(정경호 분)가 강남 일대 성형 비즈니스의 전성기를 여는 이야기다. 정경호, 오나라, 오연서 등 신선한 캐스팅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이처럼 각 배급사에서 준비한 영화들이 코로나 블루로 힘들어 하는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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