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금융위원장 "새해에는 중소·중견기업 정책금융 확대"

입력 2020-12-31 17:21   수정 2020-12-31 17:23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31일 신년사를 통해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한 정책금융 프로그램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은 위원장은 “코로나19가 예상보다 장기화되고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며 “기존 방안에 더해 추가대책도 강구해 우리 경제가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가고 건실하게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했다.

위기극복을 위한 금융지원은 강화하겠지만 민간부채 리스크 관리도 함께 추진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그는 “가계부채 증가가 우리 경제와 금융에 큰 위험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가계부채 선진화 방안 등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금융위원회의 정책 방향에는 혁신성장, 신뢰회복에도 방점이 찍혔다. 은 위원장은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회사들이 다양한 형태로 모험자본 투자에 참여할 수 있도록 중소·벤처기업 투자에 대한 자본규제를 개선하겠다”며 “20조원 규모의 정책형 뉴딜펀드가 탄소중립 시대로의 첫걸음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작년에는 안타깝게도 일부 사모펀드 부실 등으로 많은 투자자가 피해를 입고 금융에 대한 신뢰가 손상 되는 일이 벌어졌다”며 “올해는 금융시장 활성화와 소비자보호간 합리적인 균형점을 찾을 수 있도록 미래지향적인 금융소비자 보호 방안을 구축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

아래는 은성수 금융위원장 신년사 전문.

1. 인사말씀
2021년, 신축년(辛丑年)의 새 아침이 밝았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올해, 여러분과 가정 모두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고 소망하시는 일들이 풍성한 결실로 맺어지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2020년은 코로나 사태로 인한 어려움 속에 위기대응과 미래에 대한 준비를 위해 매순간 전력질주 해 온 한 해였습니다. 가보지 않은 길 이었지만 과감하고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저희를 믿고 성원해주신 국민여러분께 가슴 속 깊이 감사드립니다. 또한 전대미문의 상황 속에서 위기극복과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과 헌신을 해 주신 금융인 여러분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2. 2020년 정책성과 ? 위기에 대응하고 미래를 준비
지난 한 해 가장 중요했던 과제는 코로나19로 인한 금융·경제의 위기대응과 극복이었습니다. 175조원+@ 규모의 민생·금융안정 패키지프로그램 등 대규모 금융시장 안정화 장치를 통해 실물경제를 뒷받침하고 금융시장 불안을 방지하였습니다.

자본규제 등 관련 기준을 한시적으로 유연하게 완화하였고 회사채·CP 매입기구, 기간산업안정기금과 같은 새로운 위기 대응 모델도 적극 강구하였습니다. 신속하고 적극적인 대응은 금융시장에 대한 충격을 완화하고 우리 경제가 회복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나가는데 큰 힘이 되었습니다.

당면한 위기에 대응하는 한편 코로나19 위기 이후에도 대비하였습니다. 디지털과 친환경 등 미래의 핵심 분야를 육성하기 위한 ‘한국판 뉴딜’을 적극 뒷받침하고자 뉴딜금융 지원방안을 발표하고 관련 준비 작업을 신속하게 추진하였습니다. 여신시스템 혁신과 자본시장 혁신, 기업금융 활성화와 정책금융기능 강화를 통해 미래의 성장동력을 확충하고자 하는 노력의 결과물도 하나씩 가시화되었습니다.

금융혁신과 소비자보호의 병행을 위해서도 노력했습니다. 비대면과 데이터에 기반한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하고자 금융권 내 새로운 촉진자 진입을 허용하고 데이터산업의 육성 기반을 마련하였습니다. 금융사와 핀테크, 빅테크 등 다양한 플레이어가 혁신과 보안, 안전의 균형 속에 공정하게 경쟁하는 그라운드를 만들고자 규제와 제도를 개선해 나가는 노력도 기울였습니다.

민생과 경제 전반의 어려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도 다각적으로 확대하는 한편 각종 금융범죄에 대한 엄정한 대처를 통해 금융소비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고자 하였습니다. ‘금융복합기업집단 감독법’의 제정으로 금융기업집단의 위험관리를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하는 등 리스크 관리와 금융안정을 위한 노력도 계속하였습니다.

3. 2021년의 정책방향
작년은 당면한 위기극복이라는 최우선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 모두의 역량을 집중한 한 해였습니다. 올해도 작년에 이어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최우선으로 하되 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도록 코로나 이후의 한국경제와 금융의 도약을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올해 금융위원회가 중점적으로 추진 할 정책방향을 위기극복과 금융안정, 혁신성장, 신뢰회복이라는 네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위기극복>
첫째,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해 취약부문을 중심으로 원활한 금융지원을 지속해 나가겠습니다. 코로나19가 예상보다 장기화되고 소상공인,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임차 소상공인에 대한 특별지원 프로그램 신설, 시중은행 제2차 프로그램 개편 등을 통해 소상공인에 대한 금융지원을 지속해 나가는 한편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한 정책금융 프로그램도 올해보다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필요하면 기존 방안에 더해 추가대책도 강구하여 우리 경제가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가고 건실하게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금융안정>
둘째, 위기극복을 위한 금융지원과 동시에 리스크관리를 통한 금융안정 유지에 노력하겠습니다. 코로나19 위기에 대한 대응과 극복과정에서 유동성이 확대되고 민간부문의 부채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규모 금융지원에 따른 불가피한 결과이지만 향후 경제성장과 금융안정에 잠재적 위험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자산시장의 위험요인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확대된 유동성이 질서 있게 조정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습니다. 특히 가계부채 증가가 우리경제와 금융에 큰 위험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가계부채 선진화 방안 등을 마련하겠습니다. 또한 한시적인 코로나19 금융지원조치는 코로나 추이 및 경기·고용 흐름을 촘촘히 보아가며 점진적인 정상화를 추진하겠습니다.

정상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개인과 기업의 지급능력을 고려한 금융지원 연착륙 방안을 마련하여 단계적으로 추진하겠습니다.

<혁신성장>
셋째, 국가경제의 혁신성장에 앞장서겠습니다. 이를 위해 혁신기업에 대한 종합적인 지원체계를 확립하겠습니다.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을 바꿈과 동시에 비대면화, 디지털 확산, 저탄소경제 전환 등 경제, 산업 전반에 변화의 시계를 앞당기고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적 추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자금이 적재적소에 효율적으로 배분될 수 있도록 금융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특히 코로나19 위기 대응과정에서 확대된 시중유동성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활용되고 생산적 부문으로 흘러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정책금융, 모험자본, 뉴딜펀드 등을 활용하여 촘촘하고 다층적인 금융지원을 추진하겠습니다.

‘혁신기업 국가대표 1000’ 프로그램을 통해 종합적·유기적 금융지원 체계를 마련하여 혁신기업의 성공사례가 본격적으로 창출ㆍ확산되도록 하겠습니다. 은행·증권·보험 등 금융회사들이 다양한 형태로 모험자본 투자에 참여할 수 있도록 중소·벤처기업 투자에 대한 자본규제를 개선하겠습니다.

성공적인 한국판 뉴딜과 경제 대전환을 위하여, 5년간 20조원 규모의 정책형 뉴딜펀드가 출범되었습니다. 올해 3월부터 자펀드가 성공적으로 조성되고, 실질적인 투자로 이어질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한국형 녹색분류체계를 마련하고 공시의무 확대 등 시장인프라를 정비하여 2050 탄소중립 시대로의 성공적인 첫걸음이 될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또한 금융부문에서도 디지털 혁신이 가속화 될 수 있는 디지털 금융 생태계를 조성하겠습니다.

혁신과 경쟁이 금융산업 발전과 소비자 효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도록 디지털금융 인프라 확충과 소비자 보호 강화에 더욱 노력하고 작년에 출범한 ‘디지털금융 협의회’의 내실화를 통해 공정경쟁과 혁신, 융합과 확장 나아가 부가가치와 일자리 창출이 가능토록 하겠습니다.

<신뢰회복>
넷째, 금융의 신뢰회복에 노력하겠습니다. 작년에는 안타깝게도 일부 사모펀드 부실 등으로 많은 투자자가 피해를 입고 금융에 대한 신뢰가 손상 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올해는 금융시장 활성화와 소비자보호간 합리적인 균형점을 찾을 수 있도록 미래지향적인 금융소비자 보호 방안을 구축하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시행령, 감독규정 등 하위규정을 차질 없이 마련하여 작년에 제정된 ‘금융소비자보호법’이 금융소비자 보호의 기본 틀로 안착되도록 하겠습니다.

4. 국민과의 약속
앞서 말씀드린 정책 방향과 관련하여 국민 여러분에게 몇 가지 약속을 드리고자 합니다.

(1) 시장, 정책수요자, 국민과의 양방향 소통
우선,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원활한 소통에 힘쓰겠습니다.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 금융시장 참여자와, 이해관계자의 수는 증가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목표와 가치가 존재하는 가운데 수요자의 목소리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고, 정책의 내용도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정책의 영향을 직간접적으로 받는 국민들과 이해관계자들은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에 정책이 실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해 하기도 합니다. 현장이 필요로 하는 정책을 만들고 정책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시장, 정책수요자, 국민과의 활발한 소통이 필요합니다.

특히나 금년에는 금융정책 여건과 주변 환경이 매우 불확실한 만큼 정책 실행 전후 모두 원활한 양방향 소통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적극적이고 열린 마음을 통해 정교한 정책을 수립하고 정책의 수용성을 높일 수 있도록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나가겠습니다.

(2) 실행에 집중
또한, 국민이 성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원활한 정책집행에 노력하겠습니다. 저는 금융위원장으로 취임하면서, 머리에서 가슴으로 이어진 생각들이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힘써나가겠다는 말씀을 드린 적 있습니다.

그간 문재인 정부는 혁신성장, 포용, 금융혁신 측면에서 다양한 정책을 마련해 왔습니다. 작년에는 전례없는 위기에 대응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기 위한 비전과 전략을 마련하였습니다. 이제까지 밑그림이 그려졌고 여기에 색과 무늬를 입혀왔다면 국정 5년차에 접어드는 올해는 성과달성에 더욱 전력을 다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가장 먼 여행 중 하나라고 하는 “가슴에서 발까지의 여행“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입니다. 다시 한번 심기일전하여 발을 딛고 있는 현장에서 각종 현안사업의 흔들림 없는 추진을 통해 미래의 비전에 한 발자국 더 다가서는 한해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5. 맺음말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코로나19 상황속에서 우리는 많은 위기와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고 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어떠한 문제든 해결할 의지가 있고 해결할 능력이 있습니다. 2021년에도 오늘의 위기를 극복하고, 내일의 희망을 만들어 나가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언제나 우리를 설레게 하는 새날인 만큼 불현듯 찾아온 코로나19의 위기를 완전히 이겨낼 날이 올 것이란 새로운 희망과 용기를 가지고 한해를 시작합시다.

신축년 소띠 해를 맞아 부지런하고 끈기있게 위기를 넘어 다시 비상할 대한민국을 가슴속에 품으며 굳은 각오로 힘차게 새해를 시작하겠습니다. 새해에 더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가정에는 화목과 만복이 함께 하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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