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김정은이 북한 주민들 앞으로 쓴 연하장 성격의 서한을 공개했다. 김정은은 이 서한에서 “위대한 인민을 받드는 충심 일편단심 변함없을 것을 다시금 맹세할 것”이라며 ‘인민’을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김정은이 강조한 ‘인민대중제일주의’의 연장선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은은 “새해를 맞으며 전체 인민에게 축원의 인사를 삼가 드린다”며 “어려운 세월 속에서도 변함없이 우리 당을 믿고 언제나 지지해주신 마음들에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김정은이 새해를 맞아 신년사가 아니라 주민 앞으로 서한을 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역대 북한의 최고지도자 중에서는 1995년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이 쓴 연하장이 마지막이었다. 2012년 이후 거의 매년 공개하던 신년사가 생략돼 올해 첫 김정은의 육성 메시지는 당대회에서 공개될 전망이다. 당대회가 이르면 2일 열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은 당대회가 1월 초순 열릴 것이라고 예고하면서도 구체적인 날짜는 밝히지 않았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이번 축하문은 당대회 개회사와 결정서의 중복을 피하고 당대회 메시지에 선택과 집중을 하려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당대회에서 파격적인 대미(對美) 메시지가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북한이 향후 5년간의 국가경제발전 계획을 수립하는 당대회 일정을 조 바이든 미국 차기 행정부 출범 직전에 잡았기 때문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對北) 정책을 수립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미 메시지를 공개해 자신들이 의도한 방향대로 미·북 관계를 이끌어가겠다는 계산이라는 분석이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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