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 이후 밤이 더 바빠진 사람들

입력 2021-01-01 17:22   수정 2021-01-02 00:32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뒤 밤이 더 바빠진 사람들이 있다. 하루 종일 운행을 마치고 차량기지로 들어온 지하철 열차를 청소하고 소독하는 방역원들이다.

지난달 29일 0시30분 서울 중랑구의 신내차량기지. 불 꺼진 출입구를 지나 일반인 출입이 제한되는 차량 검수고로 들어가자 운행을 마치고 돌아온 6호선 열차 10여 대가 나란히 서 있었다. 고요한 심야 시간이지만 검수고 안에서는 정비원과 방역원들이 한데 엉켜 바삐 움직였다. 신내차량기지 방역 작업은 민간업체인 그린환경이 맡고 있다.

운행을 마친 열차가 들어오자 하얀색 방호복을 입은 방역조는 약속이나 한 듯 빠르게 열차에 올라탔다. 방역조는 3인1조다. 한 사람이 소독약을 분사하며 앞서 나가면 두 명이 열차 양쪽에 달린 손잡이와 선반, 기둥 등을 닦으며 뒤따랐다. 깨끗한 수건으로 승객들의 손이 닿았을 법한 곳을 ‘뽀득뽀득’ 소리가 나도록 꼼꼼히 닦는다. 8칸으로 구성된 열차 한 대를 방역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30분. 오후 방역조는 6시에 출근해 다음날 새벽 1시30분까지 열차 14대를 소독한다. 배향순 그린환경 부팀장은 “혹시라도 놓친 곳에 바이러스가 남아 감염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병적일 만큼 꼼꼼하게 닦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내차량기지의 야간 정비작업을 총괄하는 손치호 서울교통공사 부장(56)은 “서울 지하철은 1000만 서울시민뿐 아니라 인천과 경기에서 출퇴근하는 이들까지 실어 나른다”며 “지하철에서 단 한 명의 확진자도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각오로 모든 직원이 세심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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