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첫 5세대 통신(5G) 스마트폰 '아이폰12' 시리즈가 출시된 지 두 달만에 출하량 기준 삼성전자가 1년 동안 판매한 전체 5G 스마트폰 대수를 넘어섰다.
1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5G 스마트폰 시장에서 4100만대를 출하해 점유율 기준 3위(15.1%)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됐다. 1위는 7960만대를 출하한 화웨이(29.2%)이고, 2위는 5230만대를 출하한 애플(19.2%)이었다.
눈길을 끄는 건 애플이다. 애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등으로 당초 계획보다 1~2달 늦은 지난해 10월 아이폰12 시리즈를 출시했다. 그럼에도 출시 초부터 판매 호조를 기록하며 단기간에 5G 스마트폰 시장 지배력을 끌어올렸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아이폰12는 출시 2주 차를 제외하고 출시 1~6주 차에서 모두 전작인 '아이폰11' 판매량을 앞질렀다. 아이폰12 시리즈 판매 순위는 글로벌 기준 아이폰12 프로와 아이폰12, 아이폰12 프로 맥스, 아이폰12 미니 순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출시 첫 달인 지난해 10월에는 같은 달 판매된 글로벌 5G 스마트폰 판매량의 4분의 1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은 이같은 판매 호조에 따라 올해 상반기 아이폰12 시리즈를 위주로 아이폰 전체 생산량을 전년 동기 대비 30% 확대해 최대 9600만대까지 늘릴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한 해동안 아이폰 구형과 신형 모델을 포함해 총 2억3000만대를 생산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닛케이에 따르면 이는 2019년 대비 20%가량 증가한 수치다.
업계는 아이폰12 흥행이 올해 상반기에 계속 이어지며 애플이 5G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두각을 드러낼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은 올 하반기엔 '아이폰13'을 내놓을 계획이다. SA는 "애플은 올해 화웨이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설 수도 있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S20', '갤럭시노트20', '갤럭시Z폴드2', '갤럭시S20 FE'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물론 '갤럭시A51', '갤럭시A퀀텀(71)' 등 보급형 라인업 중 상위 모델에 5G를 탑재했지만, 3위에 그쳤다.
지난해 중국 내 5G 스마트폰 출하량 급증으로 점유율 확대 효과를 크게 본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에 따라 올해엔 점유율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SA는 "삼성전자 역시 화웨이 공백에 따라 2위를 거둘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5G 스마트폰 시장은 6억대 규모로, 2억7,260만대 수준인 작년의 배 이상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SA는 "애플이 29%, 삼성전자가 16.8% 점유율을 차지하고 비보(13.9%), 오포(12.8%), 샤오미(11.7%) 등이 그 뒤를 이을 것"이라며 "화웨이는 3.4% 수준으로 점유율이 10분의 1토막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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