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삼광빌라!’ 이장우가 신분을 속이고 접근한 엄효섭이 진기주의 친부라는 사실을 눈치챘다. 쫄깃한 긴장감을 선사한 정체 발각 엔딩에 시청률은 31.8%를 기록했다. (닐슨코리아 제공, 전국가구 기준)
지난 2일 방송된 KBS 2TV 주말드라마 ‘오! 삼광빌라!’ 31회에서는 이빛채운(진기주)의 친모 김정원(황신혜)의 모진 선택이 그려졌다. 혼외자 논란의 진실을 요구하는 이사진들 앞에서 “저 아이는 제 친딸이 아닙니다”라고 직접 부인한 것. 오랜 침묵 끝에 내린 선택은 친딸 빛채운이 아닌 피땀 흘려 이룬 회사와 대표직이었다. 기업을 이끄는 사람은 신중해야 하기에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지만, 이 청천벽력 같은 소리에 빛채운을 키워준 엄마 이순정(전인화)은 “기가 막혀 심장을 다 뜯어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모든 출생의 비밀이 밝혀진 후, 행복한 앞날을 기원하며 양가 식구들이 처음으로 모인 자리에서 벌어진 비극이었다.
소중한 딸을 제 손으로 부정한 정원은 또다시 죄책감에 빠져들었고, 왜 솔직하게 사실을 밝히지 못했는지 빛채운과 순정에게 자세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기 위해 삼광빌라로 달려갔다. 자신이 숨겨진 딸에게 회사를 물려주려 한다는 루머가 설사 사실이 아닐지라도 쉽게 잠재울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것. 그럼에도 물러설 수 없는 순정은 빠른 시일 내로 법적 절차를 밟아 빛채운을 친딸로 올려 달라며 ‘파양’ 카드를 꺼내 들었다. 딸을 원래 자리로 돌려 놓으려는 엄마 순정의 강한 의지였다.
게다가 “엄마라는 사람은 아무리 난처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해도, 사랑하는 내 자식을 세상에 떳떳이 밝힐 수 있어야 한다”는 소신을 밝히며 설득을 이어갔다. 그러나 정원은 “나만 바라보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도 고려해야 할 문제”라며 쉽게 결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결국 순정은 “가장 큰 문제는 대표님의 욕심이겠죠”라고 일침을 가했다.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두 엄마의 대립이었다.
빛채운에게 서류상으로라도 정원의 딸임을 인정받는 일은 중요치 않았다. 그저 자신이 엄마 정원에게 부담을 주는 존재인 건 아닌지 확인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꼭 ‘그런 존재’가 된 것만 같았다. 머리론 이해해도 마음으론 서운한 감정을 지울 수 없었고, 어렵게 열었던 마음의 문은 또다시 굳게 닫혔다. 비참한 상황에 화가 나기도 했지만, 그런 기색을 보이면 속상해 할 순정을 알기에 아닌 척 참을 수 밖에 없었다. 화면을 가득 메운 빛채운의 서글픈 감정선이 삼광러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홀로 집에 돌아온 정원은 “이사들한테 이메일 보낸 사람이 누굴까?”라며 양딸 장서아(한보름)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빛채운이 자신의 친딸이라는 사실이 세상에 밝혀지길 원하지 않는 사람이자 ‘김정원’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아는 자의 소행이라고 판단했기 때문. 궁지에 몰린 서아는 빛채운의 친부 박필홍(엄효섭)에게 모든 화살을 돌렸고, 급기야 그가 작은 아버지 장전무에게 전화해 숨겨진 딸에 대해 떠들었다는 거짓 소식을 전하며 정원의 불안감을 자극했다. 그러나 서아를 손바닥 위에 올려둔 빛채운은 이런 계략에 결코 흔들리지 않았다.
한편, 빛채운의 남자친구 우재희(이장우)는 이동출 기사가 바로 빛채운의 친부 박필홍(엄효섭)이라는 사실을 눈치챘다. 그와 같은 교도소에서 복역한 바 있는 사기꾼 황나로(전성우)가 “파랑새는 가까이에 있다”라는 힌트를 넌지시 건넸기 때문. 이에 나로와 서늘한 기류를 형성하며 묘한 긴장감을 자아냈던 이기사를 떠올린 재희는 머릿속에서 퍼즐이 맞춰진 순간, “박필홍씨!” 이름을 불렀고, 그가 본능적으로 뒤를 돌아보면서 마침내 정체가 발각됐다. 아직은 그를 ‘좋은 사람’으로 알고 있는 빛채운은 그의 정체를 알게 된 후 어떤 반응을 보일까. 어느덧 가까이 다가온 부녀 상봉의 순간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오! 삼광빌라!’ 32회는 오늘(3일) 일요일 오후 7시 55분 KBS 2TV에서 방송된다.
이준현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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