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쥬스·위키드·검은사제들…다시 화려해진 뮤지컬 무대

입력 2021-01-03 16:15   수정 2021-01-04 01:10

매년 국내 뮤지컬 무대에선 해외 유명 작품을 그대로 들여온 오리지널 팀의 내한 공연이 펼쳐졌다. 하지만 새해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내한 공연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지난해부터 열리고 있는 ‘캣츠’ ‘노트르담 드 파리’가 이어지는 게 전부다.

이런 공백을 라이선스 대작과 창작 뮤지컬이 가득 채운다. 강렬한 두 여성 캐릭터로 많은 인기를 얻었던 ‘위키드’,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비틀쥬스’, 뮤지컬 무대에서 보기 힘들었던 오컬트 장르의 ‘검은 사제들’ 등이 막을 올린다. 내한 공연에 못지않은 화려한 라인업으로 침체된 시장이 되살아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5년 만에 돌아오는 초록 마녀
5년 만에 무대에 오르는 라이선스 공연 ‘위키드’는 뮤지컬 애호가들 사이에서 기대작으로 꼽힌다. 한국어 초연의 주인공 옥주현과 정선아가 7년 만에 함께 무대에 오른다. 옥주현은 초록 피부에 마법의 재능을 갖고 태어난 서쪽 마녀 엘파바 역을 맡았다. 정선아는 아름답고 우아한 금발 마녀 글린다를 연기한다. 손승연과 나하나도 이번 공연에서 각각 엘파바, 글린다 역에 캐스팅됐다.

‘위키드’의 원작은 ‘오즈의 마법사’를 유쾌하게 뒤집은 그레고리 맥과이어의 동명 소설이다. 2003년 미국 브로드웨이 초연 이래 ‘라이온 킹’ ‘오페라의 유령’에 이어 세 번째로 브로드웨이 매출 10억달러(약 1조880억원)를 돌파했다. 단 한 번의 암전도 없이 54차례에 걸쳐 장면이 전환된다. 350여 벌의 화려한 의상도 관객을 사로잡는다. ‘Defying Gravity’ ‘Popular’ 등 대표 넘버(삽입곡)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공연 기획사 클립서비스 관계자는 “오리지널 무대 스케일을 그대로 구현하고 한국어 초연 마녀들이 7년 만에 재회하는 만큼 많은 화제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연은 오는 2월 12일~5월 1일 서울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열린다. 5월 부산 드림씨어터 무대에도 오른다.
유령들의 화려한 군무 ‘비틀쥬스’
코로나19로 흥행이 어느 정도 보장된 재연작이 무대에 주로 오르는 가운데, 보기 드문 신작 ‘비틀쥬스’와 ‘검은 사제들’에 대한 관심도 높다. 라이선스 공연 ‘비틀쥬스’는 1988년 제작된 팀 버튼 감독의 동명 영화가 원작이다. 워너브러더스가 제작을 맡아 지난해 4월 브로드웨이에서 첫선을 보였다. 이번 공연은 CJ ENM과 세종문화회관이 공동 주최한다.

이야기는 유령이 된 부부가 자신들의 신혼집에 이사 온 가족을 쫓아내기 위해 유령 비틀쥬스를 소환하며 시작한다. 장면마다 전혀 다른 공간으로 무대가 전환돼 신비로움을 더한다. CJ ENM 관계자는 “높은 곳에서 떨어지거나 공중 부양을 하는 등 다양한 기법도 선보인다”며 “유령들이 펼치는 화려한 군무도 눈여겨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연은 6월 16일~8월 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캐스팅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오컬트 장르도 뮤지컬로 즐긴다
2015년 개봉한 김윤석, 강동원 주연의 영화 ‘검은 사제들’도 뮤지컬로 재탄생한다. 초자연적인 현상, 미신 등을 소재로 한 오컬트 장르가 뮤지컬로 만들어진 것은 이례적이다. 동생에 대한 속죄로 신학교에 들어간 신학생 최부제, 신을 믿지만 종교가 추구하는 방향에 의문을 품은 김 신부가 주인공이다. 이들은 악에 씌었으나 그에 복종하지 않고 스스로를 희생해 마귀를 붙잡고 있는 소녀 이영신을 구하기 위해 분투한다.

알앤디웍스가 제작을 맡았고 김경수, 이건명 등이 캐스팅됐다. 공연은 2월 25일~5월 30일 서울 대학로 유니플렉스에서 열린다. 이밖에 ‘명성황후’ 25주년 공연(1월), ‘팬텀’(3월), ‘마마, 돈 크라이’(5월), ‘마리 앙투아네트’(7월), ‘엑스칼리버’(8월), ‘레베카’(11월) 등도 잇달아 무대에 오른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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