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가 금융위원회에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를 신청했다. 앞으로 예비인가 심사를 통과하면 법인 설립과 본허가를 거쳐 올 하반기 출범할 전망이다. 주주는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로 구성된다.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에서 보험업에 진출하는 첫 사례다. 캐롯손보에 이어 2호 디지털 손보사가 탄생하는 것이어서 보험업계의 경쟁이 한층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폰케어나 여행자 보험 등 틈새상품과 함께 핀테크 기술을 보험상품에 적용한 ‘인슈어테크’ 상품도 대거 출시될 전망이다.
◆“인슈어테크 상품 내놓을 것”
카카오페이는 지난 29일 금융위에 예비인가를 신청했다고 4일 발표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일상 속 위험으로부터 보험 가입자를 보호하는 인슈어테크 기반 상품을 내놓을 것”이라며 “기존 보험에 대한 인식 개선과 사각지대 해소에 앞장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카오페이는 2019년 7월 보험 서비스 플랫폼인 인바이유(법인보험대리점)를 인수해 보험 관련 사업에 처음 뛰어들었다. 카카오페이가 인바이유와 함께 내놓은 보험추천서비스는 가입자가 필요한 담보 항목을 원하는 금액만큼 기존 보험상품 중에서 골라 가입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지난해 10월부터는 카카오페이 간편보험 서비스를 통해 암보험·실손보험·반려동물 보험 등에 비대면으로 가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카카오 공동체의 여러 서비스들과 연계된 상품을 개발하며 시너지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페이보다 앞서 출범한 디지털 손보사는 캐롯손해보험이다. 한화손보와 SK텔레콤, 현대차가 손잡고 설립한 손보사여서 탄탄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폰케어나 자동차보험상품 위주의 미니보험 전략을 펼치고 있다. 캐롯손보는 스마트온 펫산책보험과 해외여행보험, 자동차 종류와 주행거리를 기준으로 보험료를 산출하는 ‘퍼마일 특별약관’ 등의 상품을 출시했다. 퍼마일 특별약관에 활용된 ‘주행거리 측정 센서’는 현대차의 기술력과 캐롯손보의 인슈어테크를 결합한 사례다. 카카오페이도 지난해 삼성화재와 합작 손보사 설립을 추진했지만 무산됐었다. 카카오페이는 진출 초기부터 온라인 자동차보험 출시를 주장했지만, 삼성화재가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상품과 경쟁 관계에 놓일 것을 우려해 추후 검토하자는 이견을 나타내면서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해 자동차보험 전문인 ‘더케이 손보’를 인수하고 하나손보로 출범시키면서 디지털 손보사로의 전환을 예고했다. 하나손보는 과거 더케이손보의 상품 기획 노하우에 하나금융의 디지털 자산관리 역량을 결합한다는 계획이다. 더케이손보가 강세를 보였던 자동차보험의 온라인 판매를 보다 강화하고 여행보험과 등산보험 같은 특화상품도 출시했다.
◆격화되는 디지털 보험시장 경쟁
빅테크의 잇단 보험산업 진출로 업계 지각변동을 나타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카카오페이에 이어 네이버파이낸셜과 토스도 보험업계 진출을 노리고 있다. 토스는 2018년 법인보험대리점 자회사인 토스인슈어런스를 설립해 정규직 인력을 대거 채용하고 있다. 정규직으로 채용된 보험 분석 매니저들이 개인영업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험을 추천하겠다는 것이 토스의 전략이다. 네이버파이낸셜도 지난해 7월 법인보험대리점 자회사인 NF보험서비스를 설립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