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매출이 처음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은 6곳이다. 매출 1조원 달성은 기업들에게 ‘꿈의 고지’로 여겨진다. 규모의 경제를 갖추고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되기 때문이다.
이들 종목 가운데 연간 매출 증가율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은 에코프로비엠이다. 에코프로비엠의 매출은 지난해 8765억원에서 올해 1조3672억원으로 56.0%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협력사 삼성SDI가 올 하반기에 ‘젠5 배터리’(니켈 함량을 높여 주행거리를 늘린 것)를 출시하는 게 에코프로비엠의 실적 개선을 이끌 것”이라며 “이 회사가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는 하이니켈 양극재가 젠5 배터리에 적용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씨에스윈드 매출은 지난해 9792억원에서 올해 1조1958억원으로 22.1%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재생에너지 보조금 정책이 지속되는 한편, 유럽에서도 해상풍력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기업은 내년 미국에 해상풍력타워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SK머티리얼즈, 롯데정보통신도 올해 각각 1조1067억원(17.2%↑), 1조116억원(11.2%↑)의 매출을 올려 매출 1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SK머티리얼즈는 반도체 제조공정에 쓰이는 특수가스 사업이, 롯데정보통신은 오는 2분기로 예정된 글로벌 4데이터센터 가동이 매출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일반 유통 기업 가운데서는 F&F와 지누스의 올해 매출이 각각 12168억원(23.4%↑), 1조131억원(23.3%↑)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F&F는 중국 대리상 출점과 광군제 매출 호조에 힘입어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매출 1조원을 넘었지만 지난해 미달했다가 올해 다시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은 S&T모티브(1조2005억원), 강원랜드(1조1501억원), CJ CGV(1조4580억원) 등이다. 다만 강원랜드와 CJ CGV는 최근까지 컨센서스가 계속 하향조정되고 있어 추이를 더 지켜봐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2019년 유가증권시장에서 매출 1조원을 첫 달성한 5개 종목(대덕, 대림건설, 동부건설, 세아제강, 종근당)의 주가는 당시 연초부터 연말까지 평균 15.49% 올랐다. 그 해 코스피지수 상승률(7.67%)보다 훨씬 앞섰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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