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FCA와 PSA는 이날 각각 화상 주주총회를 열어 합병안을 통과시켰다. 합병안은 각사 주주들로부터 만장일치에 가까운 지지를 받았다. 합병 절차는 오는 16일 마무리될 예정이다. 밀라노·파리증권시장에 18일, 뉴욕시장에 19일 상장돼 주식 거래가 시작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합병 회사의 이름은 스텔란티스다. ‘별들로 밝게 빛난다’는 뜻의 라틴어 동사 ‘스텔로(stello)’에서 따왔다. 스텔란티스는 피아트·마세라티·지프·닷지·푸조·시트로엥·오펠 등 14개 브랜드를 거느리게 된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기준으로 FCA와 PSA의 연 생산량은 870만대, 매출은 1700억유로(약 226조원)다. 연 생산량에서 스텔란티스를 앞서는 완성차업체는 독일 폭스바겐과 일본 도요타, 르노·닛산 동맹 등이 있다.
합병을 통해 단숨에 몸집을 키우는 데 성공했지만 스텔란티스가 풀어야 할 숙제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두 회사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이 거론된다. 중국 완성차업체뿐 아니라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업체에 판매량이 점점 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비대해진 생산능력도 문제로 지목된다. 컨설팅업체 LMC에 따르면 두 회사는 현재 판매량보다 700만 대 많은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한국 완성차업체들의 지난해 내수 판매량(약 160만 대)보다 330% 많은 규모다. 전문가들은 “란치아, 크라이슬러 등 그룹 내 비인기 브랜드의 처리 방안도 고민거리”라고 입을 모은다.
스텔란티스의 회장직은 존 엘칸 FCA 회장이 맡는다. 최고경영자(CEO)는 카를로스 타바레스 PSA그룹 CEO가 승계한다. 두 회사는 합병에 따른 비용 절감 등으로 50억유로(약 6조6000억원) 규모의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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