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 제조업(뿌리산업)이 위기입니다.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거의 대처하지 못하고 있어요. 고객과 제조업체를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연결하는 서비스로 제조업이 한 단계 도약하는 데 기여하겠습니다.”
‘한국 최초 우주인’ 고산 대표가 세운 스타트업 에이팀벤처스가 새로운 서비스로 제조업 혁신에 도전한다. 제조 수요자(개인·기업·기관 등)와 공급자(공장 등 제조업체)를 온라인으로 연결하는 ‘카파’ 서비스를 최근 선보였다.
기존에는 제조업체와 고객이 오프라인 공간에서 만나 하나의 컴퓨터 화면을 들여다보며 논의하는 식으로 업무가 이뤄져 왔다. 카파는 이 같은 전통적 업무 프로세스를 온라인 기반으로 혁신한 서비스다.
고 대표는 “제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디지털 측면에서 낙후돼 있다”며 “그동안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해주는 온라인 서비스가 없어 각자 파트너를 찾기 위해선 적잖은 발품을 팔아야 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일감이 줄어 대부분 공장이 새로운 고객을 데려올 영업 통로가 더 좁아졌다는 설명이다. 스타트업 역시 주위 입소문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딱 맞는 제조업체를 찾기 어려웠다.
에이팀벤처스는 최근까지 카파와 비슷한 온라인 플랫폼 ‘크리에이터블’을 시범 서비스해왔다. 견적 산출뿐 아니라 최적의 제조 파트너를 직접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고객 만족도는 높았지만 연결 작업에 비용이 많이 들어 모든 수요에 대응하기 어려웠다. 고 대표는 “더 빠르게 고객을 만나고 싶다는 제조업체의 요구가 많아 신속한 연결에 중점을 둬 비즈니스 포맷을 바꿨다”고 말했다.
에이팀벤처스는 제조업 전용 협업 툴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제조업체와 고객이 3차원(3D) 도면을 보며 협업할 수 있는 ‘카파 커넥트’다. 양측이 3D 도면을 자유자재로 돌려보며 주석과 채팅으로 소통할 수 있다.
에이팀벤처스는 2013년 창업 이후 알토스벤처스 등으로부터 누적 87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3D 프린터 제조업체로 출발했지만 현재는 방향을 바꿔 제조업 분야 온라인 플랫폼 기업을 꿈꾸고 있다. 카파로 국내에서 사업 기반을 다진 뒤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게 목표다. 고 대표는 “국내에는 우수한 제조 인프라가 있고, 정보기술(IT) 역량도 훌륭하다”며 “두 요소를 결합하면 해외 고객을 국내 제조 시설로 충분히 끌어올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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