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명으로 추정되는 ‘동학개미’들도 주가 상승의 또 다른 견인차다. 개인투자자들은 지난해 60조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이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과 기관 간 핑퐁게임 같던 증시에서 새로운 투자세력으로 급부상한 것이다.
코스피 3000선이 목전에 다가오면서 증시 주변에는 낙관론이 넘쳐난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한국의 코로나 대처와 재정확대 정책, 다양한 산업 구성 등이 증시 성과로 이어졌다”며 “주가 상승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 자동차 화학 등에서 한국 대표기업들이 코로나 와중에 초격차를 벌리며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재평가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항간에는 코스피가 올해 3300선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반면 급등에 따른 조정 경고도 이어지고 있다. 100%를 넘으면 과열 신호인 버핏지수(시가총액÷명목 GDP×100)는 지난해 이미 123.4%까지 올랐다. 바이런 빈 블랙스톤 부회장은 “상반기 20%가량 조정이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몇몇 국내 대표 업종을 제외하면 증시와 실물경기의 괴리가 너무 크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인플레이션 경고도 나온다. 백신 접종 후 집단면역으로 경제활동이 재개되면 물가가 급등할 수 있고, 미 중앙은행이 긴축에 나서면 증시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과열 조짐도 보인다. 온라인에는 증권계좌 수익을 공개하는 ‘수익 인증샷’이 앞다퉈 올라온다. 20조원에 육박한 신용융자는 ‘빚투’(빚내서 투자)와 ‘묻지마 투자’가 성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개인투자자들 사이에 상승장에서 소외될까 불안해하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증후군’이 번지고, ‘낙오(낙동강 오리알)’ 될까봐 앞다퉈 매수에 나선다.
팽배한 낙관론 사이로 시장 곳곳에서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하는 요즘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어제 신년사에서 “부채 수준이 높고 금융·실물 간 괴리가 커진 상태에선 자그만 충격에도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투자위험과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둔 현명한 투자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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