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것을 보내고 새로운 것을 맞이한다는 의미다. 금융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과거의 제도가 사라지고 새로운 제도가 시행된다. 올해도 다양한 변화가 이뤄진다.
법정 최고 금리가 하반기부터 연 20%로 떨어지고,
3월에는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라 단순 변심만으로도 금융상품 청약을 취소할 수 있게 된다.
올해부터 적용되는 금융제도를 총정리했다.
금융소비자보호법은 3월 25일 시행된다. 펀드 등 일부 상품을 제외하면 아무런 이유를 달지 않아도 7~15일 안에는 청약을 철회할 수 있다. 금융회사가 금융소비자보호법을 위반했을 때는 5년 이내 또는 위법 사실을 안 날로부터 1년 안에 계약을 해지하고 맡긴 돈을 찾을 수 있게 된다.
실수로 다른 사람 계좌에 돈을 보냈을 때 예금보험공사가 대신 받아주는 착오송금 반환지원제도가 7월 시행된다. 예금보험공사는 착오송금 수취인의 실제 연락처를 확보해 돈을 돌려받아서 전해주는 역할을 맡는다. 반환에 필요한 경비는 착오송금자가 부담해야 한다.
주택연금 가입자가 사망했을 때 자녀 동의가 없는 경우에도 배우자에게 연금수급권이 자동 승계되는 방식의 주택연금이 허용된다. 월 수령액 185만원까지는 압류를 금지하는 압류방지통장도 새로 생긴다. 기업공개(IPO) 공모주 배정에서 일반청약자의 물량이 5%포인트 늘어나며 ‘만능통장’으로 불리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가입 조건은 만 19세 이상 모든 성인으로 확대된다.
신한은행은 오는 7월 모바일뱅킹 앱 ‘쏠’을 통해 ‘배달의민족’과 같은 음식 주문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7월에는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에 이어 세 번째 인터넷전문은행인 ‘토스뱅크’가 문을 연다. 토스 앱 가입자 1800만 명을 이용해 얼마나 많은 인터넷은행 이용자를 확보할지가 관심이다.
P2P(개인 간) 대출은 5월 1일부터 투자 한도가 바뀐다. 일반 개인투자자는 모든 P2P 업체를 통틀어 3000만원(부동산 관련은 1000만원)까지, 같은 차입자에 대해서는 500만원까지만 투자할 수 있다. 소득 적격투자자는 전체 1억원, 같은 차입자에게는 최대 2000만원까지다.
신용을 평가할 때 비금융 비중이 늘었다. 통신요금과 건강보험을 꼬박꼬박 납부하면 신용점수가 올라간다. 반대로 연체하면 점수가 큰 폭으로 떨어진다. 앞으로는 체크카드 소비 패턴도 점수에 반영된다. 신용카드 결제액이 갑자기 늘었다가 연체되면 매우 부정적인 결과를 불러온다. 대출 잔액과 대출 금리도 점수에 영향을 준다. 1~6등급에게 발급했던 신용카드는 코리아크레딧뷰로(KCB) 기준 576점, 나이스평가정보 기준 680점 이상에게 발급된다.
햇살론 등 서민금융상품 지원 대상은 6등급 이하 차주에서 나이스평가정보 기준 744점 이하, KCB 기준 700점 이하로 변경된다. 중금리 대출 시 대출 한도 우대 기준 점수는 기존 4등급 이하에서 나이스 859점, KCB 820점 이하로 바뀐다.
보험분야에서도 큰 변화가 생긴다. 7월에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로 보험금을 많이 타면 보험료를 더 내게 되는 4세대 실손의료보험이 출시된다. 맹견을 기르는 사람들은 다음달부터 배상책임 의무보험에 반드시 가입해야 한다. 보험사들은 보험 가입자로 한정됐던 헬스케어 서비스 제공 대상을 전 국민으로 확대할 수 있다. 상반기부터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갤럭시워치와 같은 20만~30만원대 웨어러블(착용형) 기기를 공짜로 줄 수 있게 된다. 웨어러블 기기로 측정한 신체·건강 자료를 활용하는 이색 보험상품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어떤 금융 앱이든 하나만 깔면 여러 금융회사 계좌를 한꺼번에 조회하고 이체할 수 있는 ‘오픈뱅킹’ 서비스에 저축은행과 카드사들까지 참여한다. 오픈뱅킹을 이용하면 자신이 원하는 금융사 앱에서 전체 금융사 계좌 거래 내역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이제는 온·오프라인 금융 거래를 할 때 여권으로도 본인 확인이 가능하다.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지 못한 청소년이나 재외국민들이 더 쉽게 금융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카카오페이카드를 이용한 편의점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출금 수수료는 25일부터 500원에서 1300원으로 오른다. 대신 세븐일레븐뿐만 아니라 모든 편의점 ATM에서 돈을 뽑아 쓸 수 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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