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교정시설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집단감염이 번지는 가운데 법무부가 '교정시설 내 코로나19 유입 차단'을 지난해 주요 성과 중 하나로 꼽아 논란이 일고 있다.
국민의힘은 5일 논평을 내고 "법무부의 무신경이 무서울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법무부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법무부TV'에는 지난달 31일 '법무부 2020 연말 결산 법무부의 1년 국민께 보고드립니다' 제목의 1분12초 분량 영상이 올라왔다. 추미애 장관의 작년 1월 취임사로 시작하는 이 영상은 지난해 법무부가 달성한 성과를 홍보하는 내용을 담았다.
법무부는 '검·경 수사권 조정' '검찰 직접 수사 총량 감소' '범죄예방정책국 유튜브 채널 개설' '제2기 법무검찰개혁위 활동' 등을 성과로 꼽았다.
문제는 법무부가 내세운 성과 중 '교정시설 내 코로나19 유입 차단'도 있었다는 것.
5일까지 서울 동부구치소 관련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085명(출소자 포함 수용자 1042명·직원 21명·직원 가족 등 21명)에 달해 국내 단일 시설 집단감염으로는 최대 규모다. 아파트형으로 신축된 동부구치소는 '밀접·밀집·밀폐'의 3밀 구조라 오래전부터 코로나19 집단감염 위험이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그럼에도 법무부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수용자들에게 마스크를 지급하지 않는 등 안이한 대응을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또 동부구치소가 확진자와 비확진자를 같이 수용해 코로나19 확산을 방조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지적까지 제기됐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2020년 법무부 업무 성과를 설명하는 유튜브 방송에서 '교정시설 내 코로나19 유입 차단'이라고 표현했다. 법무부의 무신경이 이젠 무서울 지경"이라며 "동부구치소 확진자가 전체 수용인원의 절반 가까이 된다. 관련 책임자는 반드시 민형사상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구치소 집단감염 사태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와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8·15 집회 때는 국민을 살인자라고 했다. 신천지 때도, 사랑제일교회 때도 (책임자를)구속했다"며 "동부구치소 최악의 집단 감염사태로 첫 사망자가 나왔다. 예산 부족으로 마스크도 지급 안했다. 재소자는 창 밖으로 '살려달라'는 메모용지 흔들며 애타게 호소한다. 청와대에 묻는다. 살인자는 누구인가? 누구를 구속할 건가?"라고 했다.
동부구치소 집단감염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법무부는 지난달 31일에야 처음 사과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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