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가치 30개월 만에 최고…1달러당 6.4위안대 진입

입력 2021-01-05 14:17   수정 2021-01-05 14:24


위안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인민은행이 고시하는 기준환율이 30개월 만에 처음으로 1달러 당 6.5위안 아래로 떨어졌다. 중국 경기 회복 속도가 빠른데다 정부가 위안화 강세를 용인하고 있어 당분간 위안화 강세(환율 하락)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5일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99% 내린 6.4760위안으로 고시했다. 위안화 가치가 높아지면 1달러로 살 수 있는 위안화가 적어지기 때문에 환율은 내려간다. 기준환율이 1달러 당 6.5위안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18년 6월25일(1달러 당 6.4893위안) 이후 2년 반 만이다.

위안화 가치는 2018년 7월 미국의 관세 부과로 미중 무역전쟁이 발발하면서 약세가 유지되다가 지난해 5월부터 중국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서 먼저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면서 강세로 돌아섰다.

로이터통신은 인민은행의 이날 환율 인하 폭은 중국이 2005년 7월22일 달러 페그제를 폐지하면서 한번에 2%를 인하(위안화 절상)한 이후 최대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위안화 환율을 달러에 연동하는 페그제를 포기하고 현재는 기준환율을 외환시장 흐름과 주요국 통화에 연동하도록 하는 관리변동환율제를 운영하고 있다. 상하이 외환시장의 환율은 매일 오전 인민은행이 고시하는 기준환율의 상하 2% 이내에서 움직일 수 있다.

인민은행이 큰 폭으로 환율을 조정한 것은 전날 외환시장의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상하이 외환시장에서 4일 달러 당 위안화는 3일보다 1.01% 내린 6.4597위안으로 마감했다. 홍콩 역외시장 환율도 6.4위안대로 내려갔다. 두 시장에서 위안화는 5일에도 강세(환율 하락)를 이어갔다.

중국 지도부는 내수 중심의 경제 성장 전략인 '쌍순환'을 추진하고 있다. 수입을 활성화하기 위해 위안화 강세를 용인하고 있다. 인민은행은 기준환율을 결정할 때 쏠림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쓰던 인위적 변수인 '경기대응요소'도 지난 10월 폐지했다.

글로벌 금융사들은 위안화 강세가 올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씨티그룹은 올해 말까지 1달러 당 5위안대로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와 UBS는 6.3위안대, 도이체방크와 BNP파리바는 6위안대 초반을 제시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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