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정부의 개별소비세(개소세) 감면 정책에 힘입어 국내 자동차 시장이 역대 최대 규모로 성장했다. 수입차 판매량도 역대 최초로 28만대를 넘어섰다.
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와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은 전년보다 6.2% 성장한 190만대 규모였다. 국산차는 5.3% 증가한 162만대, 수입차는 11.8% 증가한 28만대에 달했다.
KAIDA는 지난해 국내 수입 승용차 판매량을 27만4859대로 집계했다. 해당 통계에 빠진 미국 전기차 테슬라 등 판매량 1만1826대를 추가하면 총 28만6685대에 달한다. 이는 2019년 24만7210대에 비해 15.9% 성장한 수치다.
국내 수입차 판매량이 28만대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종전 최대 판매량은 2018년의 26만705대였다. 이후 24만대 수준으로 위축됐지만, 1년 만에 개소세 인하 정책 효과와 연말 프로모션이 더해지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한 것이다.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수입차 시장의 왕좌는 메르세데스-벤츠가 차지했다. 벤츠는 7만6879대를 판매하며 2016년부터 5년 연속 수입차 1위를 유지했다. 7년간 왕좌를 차지하다 2016년 벤츠에게 밀려난 BMW도 5만8393대를 팔아 치열한 추격을 이어갔다.
아우디도 전년에 비해 배로 늘어난 2만5513대 판매를 달성하며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폭스바겐(1만7615대), 볼보(1만2798대), 쉐보레(1만2455대), 테슬라(1만1826대), 미니(1만1245대) 등 8개 브랜드가 수입차 시장 메이저 브랜드 기준인 '1만대 클럽' 진입에 성공했다.
2019년 대비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인 브랜드는 테슬라였다. 테슬라는 모델 3 단일 차종만 1만1003대를 팔아 전년 2430대 대비 386% 늘어난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한국인이 가장 사랑한 수입차는 벤츠의 E클래스였다. 다만 위상은 전년만 못했다. E클래스는 전년(3만9788대) 대비 15.4% 감소한 3만3642대가 판매됐고 BMW 5시리즈도 2만643대 판매를 기록했다. 폭스바겐 티구안(1만1663대), 아우디 A6(1만1571대), 테슬라 모델 3(1만1003대) 등 5개 차종이 단일 1만대 판매량을 달성했다.
지난해 불매운동의 직격타를 맞은 일본차 브랜드들은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렉서스 8911대, 도요타 6154대, 혼다 3056대, 닛산 1865대, 인피니티 578대 등을 기록해 모든 브랜드가 1만대 벽을 넘지 못했다. 닛산과 인피니티는 한국 시장에서 철수했고 나머지 브랜드 판매량도 평균 65.0% 감소하며 전년의 3분의 1 수준이 됐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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