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가 재개되면 10여년 만에 찾아온 국내 자본시장 활황이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
코스피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장중 3000선을 넘었다. 지난해부터 코스피에만 약 50조원을 쏟아부은 개인투자자들이 있어 가능한 일이다. 갈 곳 잃은 유동성이 시중에 풀리면서 개인의 매수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오는 3월 재개되는 공매도는 가장 큰 변수다. 공매도 재개로 개인의 이탈이 시작될 경우 국내 증시는 박스피에 머물렀던 2700선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위는 지난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증시가 급락하자 6개월 공매도 금지 조치를 내렸고, 추가로 6개월을 더 연장했다. 시장 상황이 변수가 될 수 있지만 금융위는 공매도를 재개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송년간담회에서 "공매도에 대한 개인의 불신을 줄이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 중"이라며 사실상 공매도 재개 의사를 밝혔다.
전문가들은 공매도가 외국인 수급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해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각각 24조5651억원, 1476억원을 순매도했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로 외국인은 헤지 수단이 제한되면서 수급에 부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반면 공매도가 재개되면 개인 수급이 제한될 수도 있다"고 했다.
개인 투자자 권익보호단체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의 정의정 대표는 "공매도 재개 여부는 어려운 결정이라는 걸 알지만 국가 경제와 국민을 위해서는 공매도 금지 연장이 필요하다"며 " 국내 기업들의 가치를 따질때 여전히 저평가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증시 과열이 아닌 정상화 단계라고 보는 게 맞다"고 했다.
정치권도 공매도 재개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증권사들의 불법 공매도 행위를 고려할 때 공매도가 재개되면 심각한 불법행위와 반칙행위가 판을 칠 우려가 있다"며 "주가 하락과 증시 혼란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공매도의 순기능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공매도는 거래량을 늘리고 과대평가된 주식의 거품을 빼는 역할도 하고 있어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상황은 단기 과열 국면이라고 보는 게 맞다"며 "공매도 금지가 연장될 경우 버블을 부추길 수 있다. 공매도의 순기능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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