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선출을 위해 치러지는 본경선에서 100% 여론조사를 도입하기로 확정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 인지도가 높은 외부 인사에게 경선을 개방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경선 참여의 전제 조건으로 ‘입당’을 내걸어 범야권 통합경선(원샷 경선)엔 선을 그었다.
정진석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6일 “100% 일반시민 여론조사로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경선을 치르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였다”며 “안 대표 등 외부 인사들에게 열려 있는 자세를 보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당 경선준비위원회는 예비경선을 100% 시민 여론조사로 하되 본경선에서 뽑힐 최종 후보는 당원 투표 20%·시민 여론조사 80%로 정할 것을 제안했다. 이를 공관위가 본경선 시민 여론조사 100%로 뒤집은 셈이다. 정 위원장은 “대신 예비경선에 당원 투표 20%를 넣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당원 투표 없이 본경선이 100% 시민투표로 이뤄지면 당내 주자뿐만 아니라 안 대표 등 외부 인지도가 높은 후보들이 유리해진다. 국민의힘 입당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는 안 대표를 향한 ‘러브 콜’인 셈이다. 안 대표는 지난 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이라며 “제가 (국민의힘으로) 가는 게 외연을 넓히고 확장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지를 되묻고 싶다”고 했다. 다만 국민의힘이 경선룰 조정 등 영입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단일화 분위기가 이른 시점에 형성될 경우 안 대표가 입장을 선회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국민의힘은 모든 당내·외 후보들이 입당 없이 한꺼번에 경쟁하는 ‘원샷 경선’은 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100% 시민경선을 한다고 해도 외부인사가 참여하려면 당원이 돼야 한다”며 “입당이 전제되지 않으면 같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외부 인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경선룰을 풀어주는 동시에 입당하지 않으면 이 같은 이점을 누릴 수 없을 것이란 압박도 하는 ‘투 트랙’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은 가장 적합한 후보를 2월 말까지 확정지을 것”이라며 “만약 (추후) 단일화를 한다고 하면 결국 3월 초에 가서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1야당으로서 야권 단일화 주도권을 뺏기지 않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