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검사 정확도를 끌어올린 항원 및 항체 면역진단기기와 편의성을 개선한 유전자증폭(PCR) 진단장비로 한국에 이어 미국 등 해외 영토를 넓혀나가겠습니다.”
이효근 SD바이오센서 대표는 “지난해 8000대 안팎이었던 국내외 면역진단장비 판매량을 올해 5만 대로 늘리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백신 공급에 따른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진단키트뿐 아니라 진단장비 시장으로 주력사업군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비상장기업인 SD바이오센서는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진단키트 수요가 쏟아진 데 힘입어 매출 1조6000억원에 8000억원대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 최대 진단업체인 씨젠을 넘어선 수치다.
SD바이오센서는 올해 또 다른 퀀텀점프를 기대하고 있다. 코로나19 유행이 지속되면서 진단키트 수요가 꾸준한 데다 진단장비를 찾는 곳도 크게 늘고 있어서다. 코로나19 검사 정확도를 끌어올린 형광 면역진단기기란 새로운 무기도 장착했다. 이 대표는 “항원진단은 15분이면 검사결과를 볼 수 있지만 검사 정확도가 80~90%로 99% 수준인 분자진단 방식보다 떨어지는 게 문제였다”며 “금 입자 대신 형광물질에 자외선을 조사하는 방식으로 검사법을 바꿔 정확도를 94%까지 높여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SD바이오센서는 지난해 9월부터 스위스 로슈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계약을 체결해 진단키트를 공급하고 있다. 같은 달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코로나19 항원 신속진단키트로 긴급사용승인 허가도 받았다. 이에 따라 현재 108개국인 수출 국가도 늘어날 전망이다.
분자진단은 현장용 장비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현장 진단제품인 ‘스탠다드 M’은 PCR 검사 시간을 기존 3~6시간에서 30분으로 줄인 검사 장비다. 유전자 추출과 증폭 과정도 자동화했다. 최대 12개 유전자를 동시에 검출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이 장비를 이용하면 결핵, 지카 바이러스, A형·B형 독감, A형·C형 간염 등 다른 감염병을 진단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해외 공장 증축에도 나선다. 연간 6000만 회분 진단키트를 생산할 수 있는 인도 공장은 올해 1억2000만 회분으로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이 대표는 “사용 편의성과 높은 민감도를 확보한 진단장비를 미국 시장에 최대한 많이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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